[수필 톡] 나 같은 부자, 세상에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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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톡] 나 같은 부자, 세상에 또 있을까!

솔향 남상선 / 수필가, 전 대전가정법원 조정위원

  • 승인 2022-01-21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사람들은 언젠가부터 물욕, 명예욕, 권세욕의 노예가 되다시피 살고 있다. 돈 명예 권세를 얻기 위해 시간 투자를 너무 많이 하고 있다. 사람에 따라 좀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리라. 그 중에서 중요한 것은 물질(돈)이 없으면 생존 불능으로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아귀다툼하는 관계 속에서 나름대로 노동을 하고 있다.

괴테의 명언에 '지갑이 가벼우면 마음이 무겁다'는 말이 있다. 공감이 가는 명언이다. 돈이 없어, 주머니가 비어 있으면 생존도 품위유지도 할 수가 없어서 마음이 위축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리 되지 않으려고 돈을 벌기도 하고 또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지도 모른다.

국어사전에 부자(富者) 정의한 것을 보면 '재물이 많아 살림이 넉넉한 사람'으로 되어 있다.

지극히 형이하학적인 정의임에 틀림없다. 넉넉한 사람으로 사는 길은 물질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면에서도 여유 있게 살 수 있어야 한다. 물질적으로 가진 것이 없어도 정신적으로 넉넉하게 사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한테는 돈이 필요악(必要惡)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렇게 본다면 돈의 있고 없음이 행불행을 단정짓는다고 할 수는 없다. 마음이 넉넉하여 가진 게 없어도 부자로 사는 사람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탈무드에 '사람을 해치는 것이 세 가지 있다'고 했다 그 세 가지는 '근심, 말다툼. 빈 지갑'이라고 했다. 근심, 말다툼, 가난하게 사는 것이 정신 건강에 안 좋다는 얘기가 되는 셈이다. 또 속담에 '부자가 하나 나면 세 동네가 망한다'고 했으니 부(富)가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런데도 사람은 생존 유지를 위해 돈을 벌고 부자가 되고 싶어 한다.

'나'라는 사람도 예외는 아니었다. 세 가지 욕심에 사로잡혀 밤 잠 못 자고, 이리 뛰고 저리 뛰던 고학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조금은 돈에 매달리지 않고 사는 사람이 돼 있었다. 세속전인 삶 속에서도 내 완전 속화되지 않고 조금은 인간적인 맥이 뛰고 있다. 바로 그것은 주변에 넉넉한 가슴으로 따뜻하게 살고 계신 분들의 열 전도된 DNA가 다소나마 나에게 왔기 때문이리라. 느꺼운 감사를 드린다.

나는 몇년전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한 제자 선거캠프 사무실에 나간 적이 있다.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됐기 때문이다. 능력도 경험도 없는 사람을 믿어 주는 제자가 마냥 고마웠다. 선거와 정치엔 일면식도 없는 문외한에게 그 중요한 자리를 맡기고, 최선을 다하는 제자 양홍규 후보가 마냥 우러러 보였다. 옛날 담임을 믿어주는 그 마음이 그냥 고마웠다. 제자 후보의 사람을 믿어주는 그 마음과 착한 심성, 그 따듯한 마음이 느껴지는 것 같아 벅찬 마음이었다. 잊을 만한 세월 속에서도 잊지 않고 '나'라는 사람의 존재감을 살려줘서 느꺼운 감사를 표한다.

여기저기서 숱한 전화가 왔다. 격려하고 응원하는 전화였다. 힘내라는 전화였다.

사제지간에 제자는 국회의원후보자, 옛날 담임은 선거대책의원장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어떤 분은 일부러 전화를 걸어 감동이라고 칭찬으로 힘을 실어 주기도 했다. 그 숫자가 여럿이었다. 거기다 덕담으로 격려해 주는 분도 한 둘이 아니었다. 선거 캠프를 찾아와 응원과 격려를 주는 제자도, 지인도, 친구도, 벅찬 가슴을 여러 개 만들어 놓고 갔다. 마냥 고마운 마음에 감사할 뿐이다. 일확천금(一攫千金)을 거둔 부자의 마음보다 더 흐뭇하다. 졸지에 세상 갑부가 된 벅찬 심정이다.

거기에 '보행기 노부부의 꽃보다 아름다운 사랑'의 주인공으로 치매 할아버지 남편을 살려 보겠다고 지극정성을 다하는 가슴이 따뜻하고 자비심이 부처님이 다 되신 손명수 할머니, '발신인 없는 택배'로 보내온 보약 1박스로 날 울렸던 78년도 대전여고 제자 정길순 교사, '행복 한 짐에 묻어온 아품 한 조각'의 주인공으로 늘 맑고 순수한 마음으로 감동적인 성직 생활을 해서 칭송을 짊어지고 사는 제자 이수산나 수녀님, '친구 부부가 가져온 황도 한 상자'의 주인공으로 내 영적 버팀목이 되어 늘 곁에서 힘이 돼 주는 전용돈 스테파노 대부님, '선생님의 가르치는 제자'의 주인공으로 수시로 나에게 깨우침을 주고, 대천에 전원주택을 사 주겠다 해서 날 울컥하게 했던 근 40년 전의 충고 졸업, 대천 제자 정지식 부국건설 대표, '하늘이 내린 향내 나는 보석'의 주인공으로 베풀고 배려하는 삶이 일상이 되어 만인의 연인이 되다시피 사시는 김순자 부장님,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만두 한 접시'의 주인공으로 따뜻한 마음으로 헌신 봉사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 수시로 아파트 출입문에 비닐 봉지에 정성과 사랑을 매달아 놓는 김종복 여사님, '새벽길의 천사할머니'의 주인공으로 매일 새벽 갈마동 일대 아파트 주변 환경정화를 위해 휴지 줍는 일을 20년 이상 해오신 남기남 할머니, 이 외에도 열거할 칭송의 대상이 숱하게 있는데 한 분만 더 올리겠다.

신부님 성직생활 직무수행에 귀감이 돼 주시아 수많은 형제자매들로부터 칭송받고 존경을 받으시는 이창덕 신부님이 고등학교 동기로서 늘 기도해 주시고 영적인 울타리가 돼 주신다.

위에 소개한 모든 분들이 내 지인이요, 제자요, 친구 분들로서 나를 즐겁게 행복하개 해 주고 있다.

이런 분들이 늘 따뜻한 가슴, 정성, 사랑으로 내 울타리가 돼 주시고 버팀목이 되어 지켜 주고 있다. 물질로써는 평생 보은으로도 감당이 안 되는 사랑을 해 주고 있다.

이만하면 나라는 사람은 축복받은 삶이 아니겠는가!

나는 물질적으로 집 한 채 가진 것밖에는 없다.

하지만 물질로 안 되는 행복감을 만끽하고 있으니

나는 세상 제일가는 부자임에 틀림없다.

도덕경에 지족상락(知足常樂)이라 이르더니

나도 터럭 같은 깨달음으로 조금씩 익어가는 것인가!

나 같은 부자 세상에 또 있을까!

솔향 남상선 / 수필가, 전 대전가정법원 조정위원

남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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