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 펀딩으로 소설을 제작한 '파리의 아메리카노' 김월리 작가. 김월리 작가 제공. |
소설 '파리의 아메리카노' 작가 김월리(29·필명)씨는 인터뷰 내내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혔다. "작가로 불리는 것도, 필명으로 불리는 것도 아직 어색해요. 인터뷰도 거의 처음이고요." 그는 아직 표지 디자인 결정되지 않은 자신의 책을 만지작거렸다.
그의 책 '파리의 아메리카노'는 지상낙원 '율율섬'을 찾아 바다를 떠돌던 '아메리카노' 식구들이 우연히 파리에 정착하며 그려내는 일상을 담은 소설이다. 책에는 가상의 인물이 쓴 가짜 평론도 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제작된 이 소설은 펀딩을 오픈 5시간 만에 목표금액 100만 원을 달성했다. 후원자 71명이 모이면서 최종 후원금액은 276만 원으로 초과 달성했다. 지난 12월 펀딩을 오픈해 지난달 마감했다. 다음 달에 후원자에게 책이 배송될 예정이다.
소설 '파리의 아메리카노'는 꿈 속 이야기와 어린시절 낙서로부터 시작됐다. 김월리 작가 제공. |
이후 대전 독립서점 '삼요소'의 글쓰기 모임을 통해 비밀이었던 이야기는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됐다. "방황하던 시기에 책 모임에 참여해서 우연히 옛날이야기를 꺼냈어요. 이야기가 끝나지 않을 것 같다면서 사장님이 출간을 권유하셨어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했던 이야기가 현실이 됐다. 독립서점 사장님이 1인 출판사를 차려 함께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책방 사장님이 일러스트·퇴고 등을 도와줬다. "퇴고를 받으며 인생을 배운 것 같아요. 사장님이 고칠 점을 짚어주고 수정을 반복하며 처음엔 자존심이 상했어요. 나중엔 제 자아가 비대했다는 걸 깨닫고 글쓰기 실력도 많이 늘었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서 책 기획자를 모집한다는 글을 보고 지원했다. "덕분에 인쇄 지원 등 받을 수 있어 비교적 쉬운 기반에서 출발할 수 있었죠. 하지만 홍보·제작은 직접 해야 해서 멀티 플레이어가 되어야 했죠. 고생 끝에 나온 책을 보니 자기 효능감도 생기더라고요."
출간 예정인 김월리 작가의 소설 '파리의 아메리카노'. 김월리 작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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