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사무처 제공 |
대선 풍향계인 설 연휴 앞 지지율 쟁탈전 속 '김건희 리스크' 파괴력에 따라 중도·부동층 표심을 좌우할 것이란 판단이 깔린 것이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MBC '스트레이트'에 보도된 내용만으로는 '치명적 한 방'은 없었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대선 전체 판세를 좌우할 수 있는 워낙 휘발성 있는 이슈인데 다 방송 이후 민심의 추이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여야는 이해득실 계산에 분주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애초 김건희 씨의 통화 내용 공개에 대해 공식 반응을 자제하며 가급적 거리를 둬왔다.
그렇지만,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힌 상황에서 내심 이번 통화 내용 공개가 '김건희 리스크'의 재점화로 이어지며 반사이익을 보지 않을까 하는 기류가 읽힌다.
MBC 보도로 정작 뚜껑이 열리자 일제히 포문을 열고 '제2의 최순실' 등 비선 실세 프레임을 띄우는 등 대야(對野) 화력전에 나섰다.
김씨가 윤 후보 대선 캠프 운영 등에 관여했음을 인정했다며 윤 후보도 싸잡아 비판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시당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재명 후보, 나를 위해, 부산을 위해, 뒤로 아니라, 앞으로. 다시 주술의, 무속의 시대로 돌아 수 없다"고 일갈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띄우면서 '주술', '무속' 등을 빗대 윤 후보를 비판한 것이다.
민주당 선대위의 현근택 대변인도 CBS라디오에서 "캠프 구성에 직접 관여했다는 것을 (김건희 씨) 본인이 인정했다"며 "최순실(을 보는 듯한) 기시감이 든다. 최순실 시즌2 아니냐(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김건희씨 '7시간 통화록' 논란을 '선거용 흠집내기'로 규정하며 엄호 태세를 유지했다.
당내 일각에선 '김건희 리스크'가 해소되는 계기가 되고 선대위 내홍 수습 후 지지율 상승 국면에서 추가 모멘텀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묻어난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역공'에 고삐를 죄고 나섰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회의에서 김 씨 녹취록 보도 경위에 대해 "무도한 정치공작"으로 규정했다.
권 본부장은 "언론이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친여 매체가 불법 녹음한 후보 배우자의 사적 대화 내용을 MBC에서 방송했다. 매우 악질적 정치공작"이라며, 이를 "민주당은 선거판의 분위기를 타락시켜서 국민에게 정치 염증을 일으키려고 하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방어막도 쳤다. 김은혜 공보단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통상적으로 부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 외에는 그 어떤 것도 개입하거나 관여하고 있지 않다"며 "어떤 식으로든 최순실류로 엮는 것으로 보이는 시도에 대해서는 유감"이라고 역공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