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완 학교법인 감리교학원 이사장 |
이런 그에게 목회자로서 삶에 뜻을 두게 해준 모교의 이사장으로 선 기분은 남다르다. 그는 40년 만에 경선 없는 만장일치 추대로 선정된 이사장이기도 하다.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 19로 인한 불확실성 시대에 어느 때보다 어려운 대학의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유영완 목원대 법인 이사장을 만나 앞으로의 각오와 계획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한국전쟁으로 인한 혼란기에 목원대가 대전 최초의 사립대로 설립됐다. 설립 과정에 대해 설명해 달라.
▲1950년에 발발한 한국전쟁은 전 국토를 피폐하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수없이 많은 이들의 죽음, 이념 갈등, 배반, 살육, 인간관계의 파괴, 전통적 가치의 붕괴 등으로 이어졌다. 전쟁의 참화를 겪은 한국 감리교회는 무너진 교회 재건은 물론 한국사회의 재건을 위한 구호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했다. 그 와중에 먹고 사는 문제를 넘어서서 정신적 가치, 무너진 가치관을 다시 세우는 일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목원대는 1954년 5월 4일 '감리교 대전전수학원'이란 명칭으로 시작됐다. 현 대전 중앙시장 주차장 자리인 원동 85번지 대전제일감리교회 건물 중 하나인 일본 신사 건물에서 최초의 수업이 시작됐고, 3년 뒤에는 목동 24번지 일대에 목동 캠퍼스를 자리하게 됐다. 학생으로는 기존의 신학교육을 다 마치지 못한 이들을 포함한 많은 지원자들이 모여 연 2회 학생 모집을 하기도 했다. 서울감리교신학교의 전수과정도 함께 흡수하게 되어 학교는 든든히 서게 됐다. 당시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기관이 드문 중에 대전 지역 최초의 사립대학으로 출범하게 된 것이다.
-목원대 신학과 재학 당시 민주화운동에 함께 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재학시절 이야기가 궁금하다.
▲78년도 목원대 신학과에 입학했다. 이경남 선배님이 신학연구소에서 발간한 서적과 문학과 비평사 책들을 많이 소개해 주었고, 그런 책들을 읽게 됐다. 민중신학과 해방신학을 읽었고, 근현대사와 제3세계 경제에 관해서도 많은 책을 읽게 됐다. 자연스럽게 역사의식과 시대정신에 눈을 뜨게 됐다. 79년 1월 탈춤반 창립에 참여했고, 그 때 부터 탈춤반 활동에 전념했다. 80년 민주화의 봄을 맞이했는데, 4월과 5월 군부 세력 퇴진 및 민주정부 구성을 외치는 시위를 주도하게 됐다. 민주화를 위한 학생시위 사건으로 5월 19일 보안대에 연행되었고, 수사 과정에서 많은 고문을 당했다. 32사단 군대 영창에 이송돼 한 달간 수많은 구타와 폭행에 시달려야 했다. 그 후 대전 교도소로 이감되어 대전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했다. 군사 재판을 받고 계엄포고령 위반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교도소에서 나온 후에 기독 청년 운동에 헌신했고, 충남인권선교위원회 사무국장으로 양심수를 위한 인권활동에 헌신했다. 10년간 민주화 운동에 헌신하다가, 88년 복학하고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됐다.
- 이사장 취임사에서 '해외 유학생 유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는데.
▲해외 유학생 유치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취임사는 한편으로 현재 처해 있는 대학 입학생 수의 격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대학의 설립이념과도 관련된다. 해외 유학생들을 향해 문호를 활짝 열어 글로벌 캠퍼스를 현실화시킬 것이고, '진리·사랑·봉사'라는 건학이념에 기초한 세계적인 기독교 인재 양성을 실현하기 위함이다.
최근에는 코로나로 인해 일부 선교사들이 귀국하기는 했지만, 한국교회가 세계에 파송한 선교사 수는 3만명에 이르고 있다. 현재 감리교 전체 선교사는 757가정, 1337명인데, 그 중 목원대를 졸업한 선교사는 31개국, 90가정, 148명에 이른다. 이분들이 이뤄 놓은 선교의 역사는 엄청나다. 목원대를 졸업한 선교사 모임(MMF)이 있는데, 이러한 인적 네크워크를 통하면 특히 동남아시아의 여러 국가로부터 엄청나게 많은 학생들을 소개받을 수 있다. 또한 목원대 안에 '외국인 유학생 유치위원회'가 이미 구성돼 있다. 그동안 코로나로 많은 학생들이 유학을 오지 못했지만, 코로나가 종식되면 많은 동남아 학생들이 유학을 올 준비가 충분하다.
-학교법인 감리교학원 이사장으로서 목원대 자랑을 한다면.
▲목원대는 대전 지역 최초의 사립대학이라는 자랑스런 역사성을 가지고 있는 67년 된 대학이다. 1954년 6.25전쟁 이후에 피폐해진 한국 사회를 책임질 수 있는 인물들을 양성하기 위해 세워진 대학이다. 다시 말하자면 어떤 오너(owner)에 의한 대학 설립이 아니라, 한국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고 폐허에서 생명을 잉태시키려는 거룩한 정신을 가지고 설립되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목원대의 주인은 특정 개인이 아니라 창조주 하나님인 것이다. 그러므로 대학의 경영은 이익 추구가 아니라,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는 선교적 지향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목원대는 신학대학으로부터 출발했고, 문화·예술이 강한 대학이다. 신학대학을 졸업한 동문들은 기독교대한감리회를 부흥시키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하고 있고, 세계 선교를 위해서도 헌신하고 있다. 그리고 음악대학과 미술대학은 한강 이남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졌고, 문화·예술 분야의 거목들을 배출했다. 문화·예술 분야는 기계화되고 삭막해진 현대인의 정신세계를 치유하고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시켜주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학문 분야다.
우수한 교원들과 열정적인 직원들, 성실하고 최선을 다하는 학생들, 모교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동문들, 하나가 되어 움직이는 이사회가 혼연일체가 된 대학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시대적 상황이 매우 어렵고 대학의 생존경쟁이 치열하지만, 대학 구성원들이 원팀(one team)이 되어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밝은 미래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
-임기 안에 추진하고 싶은 게 있다면.
▲법인 책무성의 안정화이다. 법인은 대학의 운영을 위해 일정 부분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 법인 재산 운영의 효율성을 통해 대학 발전에 큰 도움을 주고자 한다. 법인은 수익 구조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각도로 준비 중이고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다. 일부 예산이 마련되면 대학 캠퍼스 현대화에 투입하는 등 교육 재투자를 진행할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캠퍼스는 20년 이상이 되어 노후된 부분이 있다. 학생들이 안락하고 편안하게 공부하고 교수들은 연구에 집중하고 직원들은 행복하게 근무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대학 측과 협의해 진행하고자 한다. 또한 기독교 대학의 정체성 재확립이다. 특히 '채플'은 매우 중요한 선교의 통로다. 현대의 젊은이들을 품고 그들의 고민과 아픔을 치유하고 미래 한국사회의 탁월한 인물들을 양성할 수 있는 건강한 '채플'이 되도록 교목실과 협의 중이다.
-코로나 19로 학생 등 목원대 구성원과 만남이 어려웠을 것 같다. 지면을 통해 인사를 전한다면.
▲목원대는 저력이 있는 대학이다. 모든 구성원이 '하나'가 되면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꿀 수 있다. 코로나의 위협도 이길 수 있고, 시대적 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반대로 분열과 갈등은 멸망으로 가는 길이다. 2022년도는 매우 중요한 해다. 모든 구성원들이 전심으로 협력해 '상생의 철학'을 실천할 수 있기를 바란다.
칭찬뿐만 아니라 '소통'은 고래를 춤추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구성원들간의 대화와 상호이해는 대학을 건강하게 만들어가는 필수 불가결의 요소이다. 독재형 이사회가 아니라, 소통형 이사회를 만들어가겠다.
대담=박태구 경제교육부장(부국장), 정리=박수영 기자, 사진=이성희 기자
● 유영완 목원대 법인 이사장은
△목원대학교 신학과 졸업 △서울감리교 신학대학교 선교대학원 졸업 △호서대 행정복지대학원 사회복지학 졸업(석사학위) △미국 O.R.U 목회학 박사
△주요 경력
전) 충청연회 제10대 감독
현) 천안시 천사운동본부 본부장
현) 천안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운영위원장
현)천안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운영위원장
현) 충남 외국인근로자 쉼터 운영위원장
현) CTS 중부방송 이사장
현) 목원대학교 이사장
*인터뷰는 코로나19 수칙을 준수하며 진행됐습니다.
유영완 학교법인 감리교학원 이사장 |
유영완 학교법인 감리교학원 이사장 |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