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뉴스 |
문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서도 미술관의 심도있는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2년 연속 코로나19로 진행하지 못한 파리레지던시가 올해 같은 항목으로 예산이 책정되는 가 하면 제1 저작권자인 박인경 여사와의 관계에만 연연한 운영 방식도 도마위에 오른다.
미술계는 감염병으로 인해 추진 자체에 확실성이 없는 사업에서 탈피해 외국 갤러리와 연계해 국내 작가의 작업을 판매·홍보하는 등 시국에 맞는 발상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과거 동백림사건을 계기로 이응노 화백의 작품세계와 정치이념을 재조명하기 위해 건립한 취지를 확장해 국제적 선양의 구심점 역할을 강화하는 등 유족과의 관계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길을 걸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967년 6월 동백림(동베를린)사건에 연루돼 한국으로 송환된 후 대전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했던 인연으로 문을 연 이응노미술관은 작품의 제1 저작권자인 박인경 여사로부터 소장품을 추가로 기증받기 위해서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그동안 미술관 측이 요구했던 1930년대~1950년대 이응노 작품에 대해선 수년이 지나도록 확답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예술계 인사는 "과거 이지호 초대관장이 해오던 경영방식을 답습하는 건 개관한 지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인사는 "외국작가 초대전과 비교해 유능한 작가들을 해외로 내보내지 못하는 지역 미술관의 시스템 자체가 문제"라며 "개관 10주년을 계기로 독자적인 콘텐츠로를 강화해 국제적 선양의 구심적 역할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류철하 이응노미술관장은 "작가미술관이라는 정체성이 살아있는 한 이응노 콘텐츠를 배제할 수 없으며, 향후 지역작가와의 연계 활성화를 위한 방향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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