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in, 문화人] 사진작가 양희제 "공주의 꿈, 제가 이뤄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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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in, 문화人] 사진작가 양희제 "공주의 꿈, 제가 이뤄드리겠습니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 컨셉 사진관 '눈길'
기념일에 찾는 손님에게 추억 선물해…

  • 승인 2022-01-13 17:24
  • 수정 2022-05-07 21:37
  • 신문게재 2022-01-14 9면
  • 이유나 기자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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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화사진관 사진작가 양희제(31)씨는 잠자는 숲 속의 공주를 컨셉으로 한 이색 사진관을 열어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양희제 작가 제공
공주님은 어린 여자 아이들의 단골 장래희망이다. 하지만 21세기에 살며 공주님이 되는 것은 대통령보다 더 이루기 어려운 꿈일 것이다. 단, 하루라도 예쁜 드레스를 입고 멋진 왕관을 쓴 공주님의 될 순 없는 걸까?

몽화사진관 사진작가 양희제(31)씨는 지난 7월 특이한 컨셉의 사진관을 열어 1년도 채 되지 않아 SNS 상의 인기를 끌고 있다. 도마동에 문을 연 그의 사진관에 가면 누구나 잠자는 숲속의 공주가 될 수 있다. 스튜디오에 가보니 장미로 뒤덮인 하얀 침대에 은은한 햇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동화 속에 들어온 것처럼 아름다운 공간이었다. 빨간색 드레스부터 커다란 큐빅이 달린 목걸이까지 화려한 드레스와 왕관, 쥬얼리도 구비해놔 손님들에게 대여해준다. 한번 쯤 시도해보고 싶은 공주의 로망을 여기서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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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화사진관은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컨셉으로 한 사진관이다. 양희제 작가 제공.
"손님들이 오셔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할 때 뿌듯해요." 양 작가는 손님들에게 예쁜 사진을 넘어 추억을 선물했을 때 뿌듯하다고 말했다. 손님들도 주로 생일이나 기념일에 이곳을 방문한다. 주 고객층은 2030대 여성이다. 여성 손님의 남자친구나 어린이 손님도 종종 양 작가를 찾는다. 사진 촬영과 보정 과정에서 손님들과 충분히 소통하기 위해 하루 손님은 단 세 명만 받는다. 양 작가가 추구하는 가치는 돈보단 만족도이기 때문이다. 좋아서 시작한 일인 만큼 즐기면서 일하고 싶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양 작가의 사진관은 어느 영국 백화점의 쥬얼리 광고 사진으로 시작됐다. 어두운 배경에 햇빛이 들어오고 한 여성이 장미꽃이 만발한 침대에서 누워있는 사진이었다. "몇백 만 원·몇천 만원 하는 광고 사진 같았어요. 정말 아름답고 그런 공간이 진짜로 존재하는 것 같았어요. 이런 분위기라면 여자분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았어요" 특정한 컨셉을 가진 사진관이 적어 희소성이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 사진관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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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화사진관의 두번째 컨셉은 에밀리다. 양희제 작가 제공.
"하지만 그 사진의 반의 반도 못 따라간 것 같아요"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통계학과를 전공하고 26살에 사진을 취미로 시작한 그에게 프로 사진사가 되는 길은 험난했다. 혼자서 작업을 하고 색감을 연구하며 실력을 키웠다. 사진관 오픈도 어려웠다. 엘리베이터 없는 건물 4층에 있는 그의 사진관을 가기 위해 계단을 오르며 현실적 어려움을 느낄 수 있었다. 햇빛 하나만 보고 선택한 장소였다고 한 만큼 하얀 침대에 비친 은은한 자연광이 아름다웠다. 페인트부터 벽지·화장실까지 모두 직접 수리했다. 꽃 하나를 고를 때도 사진을 직접 찍어보고 골랐다.

양 작가는 4년 전엔 지역 청년을 위해서 목소리를 냈다. '대전 대학생 규합 네트워크'를 통해 대학교 총 학생회장과 총동아리연합을 모아 정치인들과 정책을 논의했다. 실력있는 대학생들이 어린 아마추어라는 이미지에만 머물러 있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대전은 다른 지역에 비해 청년 예술인을 위한 지원이 부족한 것 같아요. 버스킹 공연·소극장 등 청년예술인들이 설 자리가 대전에 점점 부족해지고 있어요" 양 작는 청년 재능있는 청년 예술인들이 점점 서울로 가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대전이 '유잼도시'가 되기 위해선 청년 예술인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으로 그의 꿈은 동화를 모티브로 한 스튜디오를 더 많이 차리는 것이다. 백설공주·신데렐라·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등 그의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다. 덧붙여, 지금처럼 인생을 즐기며 행복하게 일하는 것이 그의 진짜 꿈이다.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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