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 부장 |
저금리 기조 속에서 투자에 대한 열망이 점점 더 타오르고 있는 것을 방증이라도 하듯, 국내 주식투자 인구가 800만 명을 넘어서고 있고 주식거래 활동계좌도 4000만 개에 육박하고 있다. 많은 투자자가 궁금해하고 있을 올해 주식시장은 어떤 흐름을 보일까?
먼저 미국 시장부터 살펴보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긴축속도를 빠르게 실행할 것이라는 우려감에 나스닥과 다우지수가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와 더불어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1.7%대를 넘나들며 지속적으로 고점을 시도하는 상황이다. 금리가 올라간다고 하니 '성장주는 약세, 가치주는 상승' 같은 전형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성장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은 약세, 코스피는 나름 선방하는 흐름이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년 하반기 시장을 주도했던 게임, NFT, 엔터 등 주도주와 무형 자산주들에서 차익 실현 역시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와 반대로 조선, 철강, 건설, 기자재, 비철금속, 화학, 손해보험 등 경기민감주, 가치주가 선방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미국 연방준비제도 긴축의 핵심이라 볼 수 있는 3월 금리 인상은 랠리의 시작이지 찔끔 올리고 마는 구간은 아니다. 수요가 이끄는 인플레이션이 전반적으로 퍼지면서 연방준비제도는 경기 상승에 자신감을 얻은 듯하고, 코로나가 촉발한 병목현상에 의한 물가는 하반기로 갈수록 안정될 테니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타격보다는 건전한 인플레이션, 그리고 금리 인상 충격이 충분히 소화 가능하다는 게 연방준비제도의 시그널이다.
또한 핵심적인 지표라고 볼 수 있는 10년물 미국채 금리가 전고점을 넘어 곧 2%대에 도달할 텐데 그렇게 되면 기관자금이 최근 강세를 보였던 업종으로 쏠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작년 상반기에는 소위 말해 '컨텍주'의 대박 랠리였다. 그때는 대다수가 예상치 못했다. 포스코강판이라는 종목은 3개월 만에 5배 가까이 상승했다. 그러나 작년 상반기에 이러한 흐름을 보였다고 해서 올해도 그럴 것이라는 예상은 무리가 있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민감주의 상승은 작년의 기억을 잊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대목일 것이다. '과거 10년 전 이 시점에서, 몇 년 전에 이 종목이 올랐으니' 보다는 아직 모멘텀이 반영되지 않은, 밸류가 저렴한 종목 위주로 보아야 한다.
물론 그런 종목을 찾는 것은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실적성장이 지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회사를 선별적으로 골라내는 것이 첫 번째 숙제가 될 것이며, 멀티플(주식 가치 평가 기준)과 예상 실적을 조합하여 선정한 목표주가 대비 반값 이상으로 저렴한 종목을 위주로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판단이다.
투자종목 발굴에 시간을 내기 어려울 경우는 우량한 금융주 위주의 투자가 바람직할 것이다.
작년과 재작년. 인류라는 존재는 코로나라는 무서운 전염병으로 산소호흡기를 매단 채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병을 물리치기 위해 애썼다. 이제 인류라는 환자는 차츰 회복세를 보이며 산소호흡기를 떼고 있고, 병상에서 일어나 간단한 도보를 하며 기력을 되찾고 있다.
그렇다면 이 환자가 일상으로 돌아가 과연 어떤 소비를 하게 될까? 옷을 사 입고, 맛집 탐방을 가고, 피부를 가꾸고, 여행을 가고, 영화를 보고,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를 가고, 되찾은 일상을 적극적으로 즐기려 하지 않을까?
주식 시장에서 승률을 높이는 방법은 바로. 인간의 심리에서 기인한 '소비'에 그 해답이 있다.
백미러로는 미래를 볼 수 없다. 이전과 같은 그림으로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자.
/교보증권 대전지점 정철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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