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윤소식 대전경찰청장 "시민과 함께하는 치안 만들 것"

[초대석] 윤소식 대전경찰청장 "시민과 함께하는 치안 만들 것"

초임지 발령 30년 만인 지난해 12월 17일 대전청장 부임
'안전한 대전 만들기' 강조… 장기미제사건 팀원 1명 충원
아동학대·스토킹범죄 "가해자 분리 필요" 직접 보고받아
"시민협조 절실… 소통할 수 있는 부분 많이 만들어야 해"

  • 승인 2022-01-10 17:23
  • 신문게재 2022-01-11 9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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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생활 시작 30년만에 지역 치안의 총 책임자로 돌아온 윤소식 대전경찰청장. 그는 중도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시민과 함께하는 더 안전한 대전 만들기를 고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이성희 기자
지난해 12월 17일 그가 돌아왔다. 30년 전 경찰 생활을 시작한 이곳 대전에서 지역 치안의 총책임자로 막중한 책임을 업고 나타난 윤소식 대전경찰청장. 10년 전 첫 부임지였던 대전 서부경찰서장으로 발령 난 후 이번엔 대전경찰청장으로 영전했다. 취임 첫날 그가 강조한 건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에 대한 능동대응이다. 아동학대와 스토킹범죄로 세상이 떠들썩한 가운데 경찰에 역할에 대한 말도 많은 시기, 이 같은 범죄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안전한 지역사회 만들기와 경찰에 대한 신뢰 회복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윤 청장은 '시민이 원하는 치안'을 강조하기도 했다. 자치경찰제 시행 2년 차를 맞아 지역사회가 원하는 치안 정책을 펼치겠다는 의지다. 지난 6일 윤 청장을 만나 앞으로 안전한 도시 대전을 위한 생각을 들어봤다.



-대전경찰청장 취임을 축하한다. 본청 공공안녕정보심의관을 지내다 대전에 다시 온 소감은 어떤가.

▲감회가 새롭다. 책임감이 무겁기도 하다. 첫 경찰서 발령지가 대전 서부서였고 20년째 되는 해인 2011년 서부서장으로 발령 났다. 경찰을 시작한 지 30년 되는 해인 지난해 대전경찰청장으로 돌아왔다. 그러다 보니 지역사회나 조직에 아는 얼굴이 많다. 좋은 점이 있지만, 기대치 만큼 부담이 되기도 한다. 직원들과 '원팀' 대전경찰 이야기를 한다. 직원들과 공감하고 가치를 공유하고 이런 측면에서 한팀, 원팀이 돼야 가능한 것들이다. 여러가지 구상하고 있는 것들이 있다. 적극적으로 움직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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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성희 기자
-첫 업무 회의에서 '안전한 대전 만들기'를 강조했다. 안전한 대전을 위해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할 정책이나 방향은 무엇인가.



▲취임했던 시점에 피해자 보호, 층간소음 등 사건 세 건이 발생했다. 경찰의 위기라고 인식했다. 구조적으로 개선하자는 차원에서 경찰청 본청에 현장대응 TF를 만들었다. 범죄 예방과 시민 안전이 중요하지만, 그중에서도 사회적 약자를 어떻게 보호할 것이냐에 중점을 뒀다. 보호 시스템을 어떻게 정비할 것이냐가 중요하다. 사회적 약자 피해자 보호를 강화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고 있다. 1월 말쯤 나올 텐데 우리 경찰만으로 해결될 게 아니라 자치경찰 문제와도 결부돼 있다. 국가 경찰과 자치경찰이 협업해서 대대적으로 보완하려고 한다.



-보이스피싱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기관 협조로 예방 성과도 있지만 근절되지 않고 있다. 피해 예방 방안이 있다면.

▲오랜 문제인데 대전은 줄고는 있다(2019년 1434건에서 2020년 1014건, 2021년 917건으로 사건 발생 감소 추세). 그래도 금액은 아직도 심각하다. 문제는 보이스피싱이 점점 진화한다는 것이다. 개인정보가 유출돼 범죄 일당이 다 갖고 있다. 최근에는 휴대폰 액정이 깨졌다고 문자를 보낸다. 아이가 아빠한테 평소 쓰는 단어를 이용해서 보내니 아버지는 꼼짝없이 당한다. 옛날 수법인데도 불구하고 당하는 걸 보면 과거에 했던 수법과 최근 수법이 결합돼 있다. 우리가 보호해도 새로운 게 또 나오고, 근절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금감원 등 금융기관과 경찰이 계속해서 인출금액을 제한하고 금융 사기단의 전화를 차단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선 금융당국과 경찰의 지속적인 노력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이 제대로 모르면 열어보지 말고 스스로 주의하는 게 중요하다. 수법 자체가 워낙 다양하고 중국에서도 피해가 커서 적극 단속을 했다. 지금은 다 분사되고 소규모로 나뉘어 결국엔 더 피해가 갈 수 있는 소지가 있다. 국내에서도 노력하지만 75%가 중국이다. 나머지가 베트남, 필리핀에 있는데 중국 정부와 인터폴과 공조해서 자료를 공유하고 일정 부분 공조가 이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소규모로 이뤄지고 있어 지속적으로 단속하는 게 중요하다. 시민들에 알리고 스스로 문제점을 인식하도록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보이스피싱을 예방하기 위해서 번호를 눌러보라고 할 때 본인의 휴대전화 번호는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 자기 전화 말고 주변 사람 전화로 그 번호를 확인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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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성희 기자
-스토킹 범죄와 아동학대가 전국적으로 이슈다. 경찰의 수사나 조치에도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많은데 범죄 피해 예방을 위해 필요한 게 있다면 무엇인가.

▲아동학대 처벌에 관한 특례법이나 스토킹 처벌법 등 입법화돼 건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아동학대 통계 2017년 470건에서 2020년 731건, 2021년 991건으로 증가 추세·스토킹 범죄 지난해 10월 시행 후 일평균 신고 4배 증가). 관심이 많아지면 그만큼 신고가 증가하니 지금 늘고 있는 것도 맞다. 다만, 현장에서 조치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미흡한 부분이 있다.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해자를 분리시켜야 한다.

지금은 긴급 임시조치해 100m 접근 금지를 해도 이 사람이 위반하면 과태료 사안이라 현행범 체포를 못한다. 중하면 잠정조치로 법원 결정에 따라 한 달간 유치장에 유치할 수 있다. 그게 가장 실효성 있는 방법이다. 최소한 과태료가 아니라 벌금형 정도가 되면 현행범을 체포해 일정 시간 유치장에 둘 수 있다. 가해자를 분리시키면 일정 시간 후 감정이 누그러지고 예방을 막을 수 있는데 지금 법적 시스템은 경찰이 조치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아침마다 다른 분야 보고는 다 못 받아도 이 부분은 하나하나 보고받으면서 발생 사건을 체크한다. 위험성 여부 등을 점검하고 위험하다 판단될 땐 지시를 통해 조치토록 한다. 사회적 약자, 피해자 보호 시스템을 개선하는 내용을 만드는 데 포함될 것이다. 1차적으로는 현장 지역 경찰이 먼저 나가기 때문에, 거기서 최소한의 지구대장이 그 내용을 판단하고 경찰서 여청과장이 동시 보고받고 체크한다. 대전청에서도 동시에 받아 3중 모니터링을 하게 된다.



-대전은 상대적으로 강력범죄 발생이 적은 것으로 체감되지만 풀지 못한 숙제도 있다. 주요 장기미제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장기미제사건 공소시효가 폐지된 후 지속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지금 6건 정도 된다. 과학수사 기법이 발달하면서 다른 청에선 추가적으로 확인해 검거한 사례가 있다. 예전엔 공소시효로 사라졌지만 지금은 지속 관리된다. 경감급 한 명을 보완했다. 18만 8000장에 달하는 방대한 기록을 DB화하고 있기도 하다.

이 부분은 한번 발생한 사건 끝까지 경찰이 추적한다는 메시지를 줄 필요가 있다. 향후 어떤 기법이 발달하면 그 이상도 찾아낼 수 있다. 방치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수사하려 한다.



-지난해 말 실시한 경찰 직무만족도 조사 결과 대전경찰청이 만족도 조사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어디에 원인이 있다고 보는가. 전국적으로는 수사 파트 직무 만족도가 하위권인데 우리 지역은 어떤가.

▲대전청은 4년 연속 직무만족도 1위다. 와서 보니 전체적으로 직원들이 근무환경에 크게 불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다만 아직 경직된 상하 간 관계는 보인다. 나름대로 직무만족도를 잘 유지하면서 불합리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직장협의회 쪽 의견을 충분히 들어서 하나하나 개선하려고 한다.

수사만족도 직무만족도는 떨어진다. 대전청만 해당하는 건 아니고 전국적으로 동일한 현상이다. 직무만족도는 좋은데 왜 수사 쪽은 떨어질까, 어떤 원인이 있을까 들여다보고 있다. 지금까지 업무량이 적당하다가 수사권 조정 이후 책임수사 체제가 되면서 직원들 입장에선 업무가 늘어났다. 그 부분이 결과적으로 직원들에게 크게 다가간 게 아닌가 싶다. 수사부서는 수사의 공정성 문제라든지 수사 목적이라는 게 시민을 괴롭게 하는 게 아니다. 수사권이 조정됐는데 직원들의 만족도 떨어져 시민을 불편하게 하거나 힘들게 하면 전체적인 경찰 만족도가 떨어지고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중요한 문제라고 본다. 내부만족도보다 민원부서 만족도가 떨어지는 건 시민들에게 돌아갈 서비스가 저하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 원인을 제대로 보고 개선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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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성희 기자
-자치경찰제 시행에 대한 체감도가 낮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를 타계할 방안이 있다면.

▲시작이 반이다. 시작한 지 얼마 안 됐고 서울에선 국민 상당수가 자치경찰제에 대해 모른다는 통계도 있다. 지금 대전도 비슷할 것 같다. 그나마 대전은 정신질환자 응급입원 개선과 교통사고 솔루션 운영이 나름 활성화되고 있다. 정신질환자 응급입원 개선은 전국 최초로 나름대로 조금씩 자리잡는 부분이다. 올해 2년 차인데 역할이 어느정도 인식이 된 것 같다. 자치경찰, 국가경찰은 결국 한 몸이다. 치안이 자치경찰이 됐다고 해서 치안력이 떨어진다면 피해는 국민에게 간다. 자치경찰위원회서 치안력이 100인데 자치경찰이 됐다고 떨어지면 안된다고 피력한 바 있다. 긴밀하게 협의·협조해서 필요한 일이 있다면 언제든 역할을 하겠다.



-임기 동안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경찰은 독자적으로 있는 게 아니다. 범죄의 다양화와 고도화로 시민들의 협조가 절실하다. 경찰만의 힘만으로는 유지가 안 된다. 이런 의미에서 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부분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수시로 시민의 요구가 무엇인지 수렴하면서 거기에 맞춰 제도개선을 해야 한다. 결국 경찰이 원하는 것이 아닌, 시민이 원하는 것을 파악해 내부적으로 실현 가능성을 검토해 추진하려 한다. 공모 등 나름대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업무보고를 통해 구체화시킬 수 있는 복안도 갖고 있다. 시민이 원하는, 시민과 함께하는 치안을 만들겠다. 시민과 함께하는 더 안전한 대전 경찰, 이런 표현이 거기 녹아 있다. 시민과 시민이 바라는 대전경찰을 만들어 더 안전한 대전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대담=고미선 사회과학부장·정리=임효인 기자·사진=이성희 기자



○ 윤소식 대전경찰청장은

1965년생 대전 출신

대전 동산고·경찰대·고려대 정책대학원

1989년 경위 임용 (경대 5기)

2010년 경찰청 재정담당관

2011년 대전서부경찰서장

2016년 경무관 승진 충북청 청주흥덕경찰서장

2021년 치안감 승진 경찰청 공공안녕정보국장

2021년 12월 대전광역시 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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