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구청 무연고 간판 철거. 자료사진 |
폐업 시 간판을 철거해야 한다는 규제가 없어서인데, 해마다 각 자치구가 별도의 예산을 투입해 무연고 간판을 처리하면서 혈세를 낭비할 정도다.
물론 영업을 할 수 없을 만큼 어려워 폐업했다는 점에서 자치단체의 보조는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대전세종연구원 인포그래픽스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이후 대전시 전체 상가업소는 약 1만9000곳 감소했다. 2019년에는 약 8만6000여 곳이었지만 2021년에는 6만6000곳으로 줄었다.
폐업체가 늘면서 무연고 간판 역시 늘고 우후죽순 늘고 있다. 무연고 간판은 점주의 폐업이나 이전으로 방치한 간판을 말한다. 도시 경관을 헤칠뿐더러 노후 된 간판의 경우 추락사고 등 안전사고 우려도 적지 않다.
대전시 무연고 간판 정비. 자료사진 |
이렇다 보니 각 자치구는 매년 예산을 들여 무연고 간판 철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동구와 대덕구의 경우 무연고 간판 철거에 예산 300만 원을 소요했으며 서구, 유성구는 500만원을 투입했다. 중구는 상반기에 300만원을 집행하고 코로나19 여파로 무연고간판이 늘어나자 하반기에 800만원 예산을 들여 철거작업을 진행했다.
철거하지 않고 방치해도 규제할 근거가 없다 보니 자치단체가 예산을 들여 무연고 간판을 철거하는 것인데,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전 유성구 내 폐점포 무연고 간판 모습 |
반면 코로나19로 자영업자들이 자금난을 겪는 상황에서 간판 철거를 규제하는 것은 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유성구에서 요식업체를 운영하는 B 씨는 "간판 철거 비용이 보통 20∼30만원 가량이 드는데 폐점주들이 간판 철거에 돈을 쓸 여유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건물주와의 계약 단계에서 천갈이해서 간판을 재사용할 수 있게 그대로 놔두라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무연고 간판의 경우 간판 사용 시 인허가를 제대로 받았다면 불법 광고물에 속하진 않지만 애초에 간판 신고를 하는 경우도 드물다"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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