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노동자권리찾기사업단 대전경비관리노동조합이 6일 유성구 죽동의 한 아파트에서 행복한 아파트공동체 캠페인을 하고 있다. 사업단은 지난해 11월 8일부터 대전지역 아파트를 순회하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사업단 제공 |
대전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올해 월급이 20만 원가량 삭감되는 등 지난해 말부터 진행된 일련의 사태에 대해 이같이 토로했다. 이 아파트에선 지난해 말 경비원 감축을 놓고 주민 투표를 실시했으며 투표 결과에 따라 경비원 인원수는 줄이지 않기로 결정됐지만 임금이 줄어드는 처지에 놓였다. <중도일보 2021년 12월 27일 자 5면 보도>
지난해 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의 과도한 업무 부담 완화와 처우 개선을 위해 업무 범위를 명확화한 법령이 개정됐지만 이후 현장 경비노동자들의 처우는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개선 이전부터 우려했던 부분이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으로 부작용 개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전 중구의 한 1200여 세대 아파트 입주자·경비·입주자대표회의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경비원 감축 주민 투표를 실시한 결과 900여 세대가 투표에 참여해 찬성 38.2%·반대 35.09%가 나왔다. 아파트 관리규약에 따라 전체 세대 중 50% 이상이 찬성해야 경비원 감축 내용이 담긴 관리규약 개정이 가능한데, 투표 결과 전체 입주자 중 찬성 과반수 미달로 부결됐다. 경비원 감축 없이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것으로 결론 났다.
당초 이 이파트에서 감축하기로 했던 경비원 수는 6명으로 투표 기간 중 자·타의로 경비원이 퇴사 처리됐다. 경비원 A씨는 "몸이 안 좋은 사람도 있었지만 일부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재계약하지 않겠다고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체 18명 중 결원인 6명은 앞으로 채용 예정이지만 주민 투표와 맞물려 일부가 일자리를 잃게 된 것에 대해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다른 이 아파트 경비원 B씨는 "최저임금 인상분까지 더하면 22만 원 이상이 줄어든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조금이라도 오를 거라고 기대했는데 오르기는커녕 받는 돈이 줄었다"고 말했다.
경비원 C씨는 "주민들한테 고마운데 한편으로는 임금이 줄어서 마음이 안 좋다. 법을 만들 때 현장을 보고 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경비원이 대우받는다고 하는데 오히려 더 힘들어졌다"며 "아파트가 관리비를 줄이려고 하니까 올려주지 못할망정 오히려 경비원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심유리 대전 아파트경비노동자 권리찾기 사업단장은 "현장에 있는 경비원분들 100이면 100 법 개정 이후 더 안 좋아졌다고 한다"며 "법 개정 취지 자체는 그게 아닌데 이걸 기회로 삼아 관리비를 줄이려는 시도들이 있어 안타깝다. 타 시도 사례를 참고해 우리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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