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올라간 바다의 영혼
태양의 신 헬리오스가 바다를 벗겨놓았어요
물새들이 울음을 두고 간 자리엔
오랜 세월 수분이 모두 증발하고
소금의 결정체만 남아
파도 소리를 하얗게 침묵시켰어요
빙하기를 거쳐 2만 년 전 솟아올라온
물의 바닥에 나타난 백색 지평선
이제 어디에도 닻을 내리지 못해요
바다의 시간이 멈춰있는
우유니 소금사막의 고요한 밤에 기대면
파도의 영혼이 내 귀를 열고 들어와 철썩거려요
멀리 지나간 수만 년 전의 모래시계를 뒤집어
바다꽃을 따다 준 사람과 함께, 다시
파도 소리를 듣고 싶어요
이현경 /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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