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공식적으로 요구하는 교육 과정을 모두 거쳐 완수하였다는 것을 뜻한다. 이를 문서로 기록한 것이 수료증이다. 수료증에는 수료한 교육 과정의 이름, 날짜, 수료자, 수료증의 내용 등을 기록한다.
반면 내가 받은 수료증은 성격이 약간 다르다. 시민기자와 같은 성격인 홍보 모니터즈와 서포터즈로 열심히 활동했다는 증명서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작년에도 다수의 기관과 지자체, 언론사 등지에서 시민기자 열심히 활동했다.
덕분에 사진의 수료증과는 별도로 우수기자상도 더러 받았다. 또 다른 선과(善果)로 나는 작년에 시민기자단 단장과 집필위원이란 중책까지 맡았다. 상식이겠지만 살림이 윤택한 사람은 글을 잘 쓰지 않는다. 나는 간군(艱窘)하여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 세월이 자그마치 20년을 맞았다. 글쓰기의 초기나 지금도 불변한 것은, 어떤 경우라도 구허날무(構虛捏無)의 허투루 글은 쓰지 말자는 주의였다. 터무니없는 말을 만들어 내면서까지 쓴다는 뜻의 '구허날무' 글은 진정성이 없다.
독자도 금방 알아챈다. 그리곤 실망하여 다시는 안 본다. 글은 진실을 담아야 생명력도 오래 간다는 건 기본이자 상식이다. 이런 마인드에 입각하여 2021년 3월엔 네 번째 저서 [초경서반]을 발간했다.
작년의 또 다른 수확은 대전자원봉사센터에서 기자로 활동하면서 받은 신선한 충격들이었다. 특히 자원봉사 유공자를 아카이브(archive)의 기록물로 남기고자 인터뷰를 하면서 얻은 감동은 지금도 짠하다.
가난한 집안에서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원죄로 인해 중학교조차 갈 수 없었다. 두들겨 맞으며 양복 짓는 일을 배웠다. 하지만 이런 아픔이 그를 누구보다 적극적인 자원봉사자의 길로 이끌었다.
장애의 신체임에도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시는 분을 보고 감동을 받아 봉사의 길을 매진하신 분도 존경스러웠다. 부모로부터 버림받아 보육원에서 자란 인터뷰이도 잊을 수 없다.
성장하여 보육원을 나왔지만 수중엔 돈이 없었다. 배가 고파서 심지어 길거리의 쓰레기통을 뒤져 누가 먹다 남긴 음식까지 먹어야 할 정도로 비참했다. 그러던 중 대전역 광장에서 무료급식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되어 거기서 봉사를 시작했다.
세상에는 여러 가지 서러움이 있지만 배고픈 서러움만큼 더한 서러움은 없다. 그 얘기를 들으며 솟구치는 눈물을 제어하기 힘들었다. 어느 날 부지불식간에 교통사고를 크게 당했다. 병원에 입원하였지만 말할 수 없는 고통으로 많이 힘들었다.
우울증까지 찾아와 괴롭히는 바람에 무기력증에 매몰되는 느낌이었다. 딸들이 교대로 병구완을 했는데 '이렇게 나약하고 아픈 모습만 보이는 엄마가 되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로부터 우리 사회에서 외면 받고 있는 다문화가족에 대한 봉사를 시작해야겠다고 마음의 물꼬를 바꿨다. 딸들도 적극 호응해준 덕분에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으며 더불어 '우리 엄마는 봉사하는 좋은 엄마'라는 이미지 제고에도 성공했다.
이처럼 각양각색의 자원봉사를 펼친 분들의 이구동성은 "자원봉사는 결국 내 행복을 내가 스스로 찾는 것"이라는 곳에 방점을 찍고 있었다. 대체로 사람은 *궁인모사(窮人謀事)의 경우 애먼 세상을 탓한다.
그러나 이를 *구실재아(咎實在我)의 겸허함으로 바꿔야 일도 잘 풀린다. 2022년 올해에도 *관풍찰속(觀風察俗)의 바른 심성으로 천사보다 고운 분들을 많이 만나고 이들의 선행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만인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목격자이자 기록자인 기자의 사명이니까.
*궁인모사(窮人謀事) = 일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
*구실재아(咎實在我) = 잘못이 실제로 자기에게 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말.
*관풍찰속(觀風察俗) = 풍속을 자세히 살펴봄.
홍경석 / 작가·'초경서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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