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건선환자의 동반질환, 손발바닥 농포증 막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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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건선환자의 동반질환, 손발바닥 농포증 막으려면

충남대병원 피부과 정경은 교수

  • 승인 2021-12-30 14:02
  • 신문게재 2021-12-31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정경은
충남대병원 정경은 교수
오늘 자신의 손바닥과 발바닥으로 무엇을 했는지 떠올려보자. 아침에 일어나 세수할 때부터 시작해 밥 먹고 공부하고 일할 때 손바닥이 쉰 적이 없을 것이다. 발바닥은 또 어떤가. 서있거나 걸음을 걸을 때마다 우리 체중을 온전히 다 받아냈다. 이렇게 하루종일 사용해야 하는 신체부위인 손바닥과 발바닥 피부에 염증이 생기면 다른 어떤 곳보다 불편함이 클 수밖에 없다. 아무렇지도 않았던 사소한 일상생활 하나하나가 신경 쓰이고 짜증나고 고통스러운 것으로 바뀌게 된다.

건선환자 10명 중 1명 정도가 겪게 되는 '손발바닥 농포증(palmoplantar pustulosis, 수장족저 농포증)' 환자들도 이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손발바닥 농포증은 손바닥과 발바닥에 무균성 고름물집과 붉은 반점이 생기는 건선의 한 유형인데, 이를 방치하면 나중에는 피부가 두꺼워져 갈라지고 참기 어려운 가려움증에 통증까지 나타난다.

그런데 손발바닥 농포증이 고약한 이유는 한 가지 더 있다. 건선인데 건선이 아니라고 오해하게 만드는 증상 탓에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게 만든다는 점이다. 건선은 면역 이상반응에 의해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이자 대표적인 만성 피부질환이다. 건선 유형의 80~90%는, 작은 좁쌀 같은 발진으로 시작해 그 위에 비듬 같은 흰 각질이 덮이고 주위에 발생한 새로운 발진들과 뭉쳐지면서 경계가 뚜렷한 판 모양을 형성하는 판상건선이다. 그래서 손바닥이나 발바닥에 농포와 반점이 생겨도 건선이라고 인지하지 못하고, 단순 습진이나 한포진, 무좀 등으로 생각해 방치하거나 잘못된 치료받다 오히려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건선은 병변의 유형과 증상에 따라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다. 손발바닥 농포증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증상 발현 초기에 빨리 치료를 시작하고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 흡연이 증명된 악화요인이므로 담배를 줄이거나 끊는 것이 중요하고, 바르는 약물과 광선치료를 1차적으로 시도할 수 있고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된다. 효과가 적은 경우 메소트렉세이트, 사이클로스포린, 아시트레틴과 같은 먹는 약으로 치료할 수 있다. 최근에는 건선의 발생 원인만을 선택적으로 억제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인 생물학적 제제가 치료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어, 건선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인터루킨 23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완전 인간 단클론항체(fully human monoclonal antibody) 치료제는 손발바닥 농포증에 효과가 있고 중증도에 따라 보험적용을 받을 수 있다.



손발바닥 농포증은 적절한 치료를 한다면 증상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다. 그러니 건선환자에게 손발바닥 농포증의 증상이 나타나면 곧장 가까운 곳의 건선 전문가인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가 꾸준히 치료받길 바란다. 가까운 병원에서 꾸준한 치료를 받는다면 깨끗한 손과 발로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충남대병원 피부과 정경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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