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신축년(辛丑年)이 저물고 있다. 대전과 세종, 충남과 충북 등 충청권에서는 그 어느 때 못지않게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크고 작은 일들이 많았다. 중도일보는 2021년 함께 웃고 울었던 기억을 되돌아보며 기록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편집자 주>
1. 청와대와 국회 세종시대 초석 마련=2021년 한해는 국회 '세종시대'를 여는 국회법 개정안이 통과되는 등 세종시의 행정수도 완성의 신호탄을 쐈다. 박완주·홍성국·정진석 의원은 세종의사당 건립 근거를 담은 국회법 개정법안을 발의, 9월 28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2027년쯤 세종에서 국회 회의를 열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에 공감하면서 대선 이후 개헌 추진을 약속했다. 민주당이 지난 22일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를 당론으로 확정하고 행정도시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로 했고,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도 이달 초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를 골자로 한 행정도시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세종시가 명실상부한 정치·행정수도로 자리매김하는 초석을 다졌다.
2. 충남~서울 1시간 생활권 '서해안 KTX 연결'=정부의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서해선~경부고속철도 KTX 연결사업이 최종 반영돼 충남에서 서울까지 1시간 생활권 시대가 열리게 된다. 서해선 복선전철 평택과 경부고속철도 화성까지 6.7km 구간을 연결하는 이 사업은 기존 장항선은 물론 신설하는 서해선 모두 고속열차를 통한 서울 직결이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홍성에서 서울까지 이동할 경우 기존 2시간에서 45분으로 대폭 단축되며, 보령에서 서울까지 1시간, 서천에서 서울까지 1시간 10분이면 주파할 수 있다. 충남도는 2023년까지 '충남도 철도망 구축 중장기 전략수립 연구용역'을 추진, 서해선과 경부고속선 연결 등 신규사업들이 조기에 추진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3. 충남의 하늘길 서산공항 건립 가시화=서산공항 건설로 충남의 하늘길이 마침내 열린다. 서산공항 건설은 기재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가 11월 3일 3분기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사업에 최종 선정돼 급물살을 탔다. 국회는 예타 통과를 전제로 내년 정부 예산안에 기본계획 용역비 15억 원을 반영했다. 예타 통과 시 2022년 기본계획 수립, 2023년 기본 및 실시설계, 2024년 착공을 거쳐 오는 2026년 개항이 목표다. 서산공항은 서산시 고북·해미면 일원 공군 제20전투비행단 활주로를 활용하고, 터미널과 계류장, 유도로, 진입도로 등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도는 장래 항공수요를 2025년 기준 37만명으로 추산, 2053년에는 53만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4. 보령 해저터널 개통 서해안 신(新)관광벨트 시동=홍해 바닷길을 가른 모세의 기적으로 불리는 '충남 보령해저터널'이 12월 개통됐다. 보령해저터널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길고, 국내에서 가장 길다. 해수면으로부터 80m의 바다를 관통하는 길이 6.9㎞ 해저터널이다. 2019년 12월 26일 개통한 원산 안면대교와 이어진다. 이에 따라 보령~태안 간 이동시간을 기존 1시간 30분에서 10분으로 단축된다. 원산 안면대교 해상교량을 이용하면 보령 대천항에서 태안 영목항까지 75㎞에서 14㎞로 줄어들게 된다. 대천항과 원산도 간 여객선 통행의 불편을 해소하고, 해상 기상 여건과 관계없이 24시간 무료로 통행할 수 있다.
국내 해저터널 중 최초로 암반을 발파한 뒤 뚫는 방식의 'NATM 공법'이 적용됐다. 충남도는 이번 개통을 계기로 서해안 신관광벨트 조성 등 61개 사업에 8조4579억원 투입할 계획이다.
5.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추진=충청권 지방은행 부활이 23년 만에 가시화되고 있다. IMF 파고에 휩쓸려 사라진 충청은행은 충남도의 주도적인 움직임으로 충청권을 하나로 모으고 있다. 도는 지방은행 설립을 위한 ‘지역금융기관설립 TF팀’을 꾸렸다. 또 지방은행 설립 추진 연구지원단을 발족하고 적극적인 연구·조사에 착수했다. 지역민의 반응을 얻기 위한 설문조사도 자체적으로 추진했다.
충남·대전·세종·충북도민 19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8.4%가 설립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4개 충청권 시·도지사가 공동 추진 협약을 맺고 각각 추진단을 구성하면서 지방은행 설립에 한 뜻을 모았다. 4개 시·도는 추진단 결성을 위해 노력하고 추진단 활동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공동 연구용역 추진에 동참한다는 뜻을 모았다. 각 시도 내 상공인, 상공회의소, 기업인연합회 등의 동참, 시·도민의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한다. 이들은 연구용역을 마친 뒤 2023년 금융당국에 인가서를 제출할 구상이다.
6. 충청권 메가시티 구축 논의 점화=지방 소도시의 소멸이 예고되는 가운데 시도가 하나의 권역으로 묶이는 메가시티는 지방자치의 미래다. 대전, 세종, 충남, 충북은 2020년 12월 '메가시티' 구축에 합의했고 2021년 올 한해는 구체적인 방법을 논하는 시간이었다. 충청권 4개 시·도는 2023년 '충청광역청' 설치하고, 세부 사업과 거버넌스가 구축되면 2025년 충청권 생활경제권 및 행정구역 통합을 목표로 방향을 설정했다. 올해는 메가시티의 첫 시작이라 볼 수 있는 광역철도, 도시철도, BRT 등 교통 인프라 사업이 국가사업으로 확정 후 본격 착수되면서 더욱 탄력이 붙었다. 550만 충청인이 하나가 되는 초광역 생활권의 초석이 진일보한 2021년이었다.
7. 기상청 등 4개 정부기관 대전 이전 확정=2021년은 대전이 국가균형발전을 도모하는 한해였다. 대전에 있던 중소벤처기업부가 세종시로 이전했다. 정부 기관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까지 세종으로 떠나면서 반발은 상당했다. 결국 정부는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기조에 맞춰 기상청과 3개의 공공기관을 대전으로 이전했다. 이로써 기상청, 한국임업진흥원, 한국기상산업기술원, 한국특허전략개발원이 대전에 둥지를 틀게 됐다. 기상청은 정부대전청사에 입주하며, 나머지 3개의 공공기관은 이전 부지를 확정하고 준비된 기관별로 균형위와 국토부 승인 절차를 거쳐 2022년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이전하게 된다. 대전시는 기상청 3개와 공공기관 이전에 따라 명실상부 기상산업, 임업 중심도시, 세계 최고의 지식산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8. 대전 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 개장 유통업계 지각변동=엑스포재창조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사이언스컴플렉스에 대전 신세계 백화점이 진출했다. 이로써 대전은 2020년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에 이어 신세계까지 유통가 빅4의 대격돌의 장이 됐다. 코로나19 확산에도 대전 신세계 아트앤 사이언스 이후 대전지역 백화점 판매액 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유통가의 진검승부가 시작되면서 지역상권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영업시간 제한에 대형 유통점까지 속속 진출하면서 이들 대형 유통점들의 지역사회 환원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9. 선화동 옛 충남도청사 국립현대미술관 분원 조성 확정=옛 충남도청사가 국립미술품수장센터(국립현대미술관 분관)로 재탄생한다. 이로써 10년간 총 12번의 연구용역을 거쳤던 옛 충남도청사 활용방안은 미술관 유치라는 성과로 마침표를 찍게 됐다. 국립미술품수장보존센터는 총사업비 453억 원을 투입해 2025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미술관 외에도 2026년까지 신관동에는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 스튜디오인 창제작 lab이, 의회동은 미술 융복합 전문 도서관, 후생동에는 인재개발원 및 지역문화진흥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대전뿐 아니라 대구와 창원 등 전국적으로 국립미술관 분관이 조성될 계획이어서 대전만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정부는 전국 지자체가 유치 경쟁에 뛰어든 '이건희 기증관'(가칭) 부지가 결국 서울로 결정된 후 전국적 반발이 계속되자 대전과 대구, 창원, 광주 등 권역별로 국립현대미술관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옛 충남도청사가 원도심의 중심에 있는 만큼 구도심 활성화와 어떻게 연결할지도 관건으로 떠올랐다.
10. 양승조 충남지사 대선 도전, 충청대망론 불씨 더 지폈다=양승조 충남지사가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위해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했다. 경선 컷오프로 본선 진출까지는 실패했지만, 충남 도지사의 대선 도전 명맥을 이어가면서 충청대망론 불씨를 지폈다는 점이 충분한 역할을 했다는 분석까지도 나오는 이유다. 경선이 끝난 직후 이재명, 이낙연, 정세균 민주당 후보들이 '양승조 모시기'에 들어간 부분을 보더라도 정치적으로도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를 하기도 한다. 다만 도지사로는 초선임에도 충청권을 아우르는 과감한 이슈 선점과 시대정신을 보이지 못했다는 부분, 여기에 지역 정치권을 하나로 모으진 못했다는 부분은 한계로 남아 다음 충청대망론 주자에게 할 일을 크게 남겼다는 아쉬운 평가도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