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생활 규정 개정해야" 학생들 두발규제 개선 요구

한밭고 학생 피켓 들고 학생생활규정 개정 캠페인 진행
"인권위 권고 이행 안 해" 교육청 대책 마련 필요성 제기

한밭고 학생들이 학교 앞에서 피켓을 들고 두발 규제 등 학생생활 규정 개정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대전지역에서 학교 두발 규제 개선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가 두발 등 학생 용모에 관한 권리는 헌법상의 기본권이라며 두발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판단했는데, 여전히 두발 규제로 학교 내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어서다.

한밭고 학생들은 최근 두발 규제는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한다며, 피켓을 들고 한밭고의 학생생활규정 개정 캠페인에 나섰다. 이들은 두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학생들의 의견이 82.8%로 조사된 만큼, 학교에서 민주적으로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인권위에 대한 권고를 이행해야 한다고도 했다. 지난해 한밭고 학생이 학교를 대상으로 낸 '고등학교의 두발 제한으로 인한 인권침해' 결정문을 보면, 인권위에선 한밭고 두발 규제를 두고, 학생생활규정에 대한 재개정 권고를 했다.

국가인권위는 결정문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자연스러운 파마나 염색은 허용하는 등 기본권을 상대적으로 덜 제한할 수 있는 방식을 도입할 수 있음에도,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두발을 통해 개성을 발현할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로 학생들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인권위 권고가 강제 귀속이 없다는 점이다. 때문에 학교 측에선 학부모의 동의를 얻지 못했고, 현재 염색, 파마, 비대칭, 무스 등 학생의 머리 형태를 금지하고 두발 길이를 제한하는 학생생활규정을 두고 있다.

이에 대해 학생 생활 규정 개정을 주장한 한밭고 학생은 "2019년부터 학생 서명운동을 했고, 학생들은 학생 생활 규정이 개정되길 원하고 있다"며 "인권위에서도 나왔듯이 학생생활 규정을 조속히 개정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두발 규제에 대한 개정 시행령이 바뀐 만큼, 교육청 차원에서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조 1항 제7조에 명시됐던 '학칙에 불필요하게 학생들의 용모에 대해 규제사항을 명시해야 하는 것으로 오인하게 하는 조항을'이란 시행령이 지난해 삭제되면서다. 즉 규제사항이 삭제된 만큼, 교육청과 학교 차원에서 개정에 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전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본부 관계자는 "두발 규제에 대한 시행령 문구가 삭제됐기 때문에 학교에서 관리할 수 있는 폭이 열린 것인데, 아직 학생들의 생활의 자유가 침해받고 있다"며 "교육청은 대전지역 학생생활규정의 민주적 개정을 위한 계획표를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전교육청에선 내년 신학기 전까지 개정안을 만들어 학교에 안내할 계획이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10~11월에 167개 학교에 대한 규칙 점검을 TF팀을 꾸려 진행했다"며 "문제가 되는 것들 정리해서 신학기 앞인 2월에 학교 규칙 관련한 운영계획서를 내용에 담아 개정하도록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훈희 기자 chh7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