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마음 보여줍시다' 대전 경비원 감축 추진에 반대의견도

  • 사회/교육
  • 이슈&화제

'따뜻한 마음 보여줍시다' 대전 경비원 감축 추진에 반대의견도

10월 21일 공동주택관리법 개정 따라 경비원 업무 뚜렷해져
'세대 방문 동의서 징구 등 관리보조업무 수행 불가' 등 이유로
1200여 세대 아파트 주민 투표… "따뜻한 마음 보여주자" 주민도

  • 승인 2021-12-26 17:05
  • 신문게재 2021-12-27 5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KakaoTalk_20211223_094317195_03
아파트 경비원 감원에 반대하는 주민이 써 붙인 호소문
"매달 큰 돈일 수도 있지만 사소하게는 커피 2~4잔 가격입니다. 코로나 시대로 지치고 힘든 요즘 우리의 이웃인 경비원 아저씨분들께 따뜻한 마음을 보여 줍시다."

대전 중구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 감축을 놓고 주민 투표가 이뤄지자 반대하는 주민이 단지 곳곳에 써 붙인 글이다. 이 아파트에선 10월 21일 개정된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에 따라 경비원 업무가 제한되면서 경비원 정원 조정에 나섰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에 따라 그동안 음성적으로 이뤄지던 아파트 경비원의 업무 경계가 뚜렷하게 정해진 가운데 일각에서 우려했던 경비원 감축이 현실이 됐다. 경제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논리지만 일부 주민들은 경비원 감축에 반대하며 호소하고 있다.

대전 중구의 1200여 세대 아파트에 최근 주민투표 안내장과 관리규약 개정안 찬반 동의서가 세대별로 배부됐다. 이 아파트 임시입주자대표회의 제안에 따라 현재 18명인 경비원을 12명으로 조정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주민들이 받은 안내문에는 "경비원 업무가 법제화로 경감됐다"며 "세대 방문 동의서 징구, 기계 이용 정원수 전정·예초작업 등 관리보조업무 수행 불가"라고 조정 사유를 들었다. 또 "입주민이 경비원의 도움을 받아야 할 사항이 미미하고 CCTV(309개소) 등 경비시설 확충으로 2015년 이후 도난 등 사건 발생 전무하다"며 "인근 아파트 단지와 비교해 경비원 수가 많다"고 감축 제안 배경을 제시했다.

경비원 6명을 감축했을 때 경비비 예산이 연간 2억 2000만 원가량 절감되는데 아파트 면적당 관리비를 계산하면 세대당 월별 1만 500원에서 2만 5250원을 아낄 수 있다고도 안내됐다.

아파트 경비원 감축은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개정 전부터 우려됐던 부분이다. 노동강도는 강해졌지만 노동환경과 처우 개선이 빠져 있고 되려 경비원 감축 명분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우려가 현실이 되자 이 아파트 일부 주민은 경비원 감축에 반대한다며 적극적으로 다른 주민을 설득하기도 했다. 아파트 현관 등 주요 장소에 호소문을 붙인 주민은 "전 분리수거하러 갈 때 산책할 때 그분들이 이어서 행복했다"며 "코로나로 인해 우울하고 마음이 지쳐 있지만 우리 6분의 경비원님마저 안 계시다면 얼마나 더 힘들까요?"라고 써 붙였다.

이 주민은 중도일보와의 통화에서 "경비원 도움받을 사항이 미미하다고 하는데 낙엽과 눈은 매년 쓸어야 하는 일이고 특히 코로나 시기에 재활용쓰레기가 더 많이 나오고 있어 경비원분들 할 일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아기를 데리고 다닐 때마다 경비원 분들께 인사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데 그 분들이 안 계시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도 힘든데 이분들(경비원)도 마음이 얼마나 아플까 싶다"며 "호소문을 붙이는데 한 경비원 분이 보시고 눈물을 글썽이셨는데 마음이 아팠다.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임효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고교 당일 급식파업에 학생 단축수업 '파장'
  2. 대전 오월드서 에어컨 실외기 설치 작업자 추락해 사망
  3. 열악했던 대전 여성노숙인 쉼터…지원 손길로 '확 달라졌다'
  4. "뿌리부터 첨단산업까지… 지역과 함께 혁신·성장하는 대학"
  5. 대전 중구 교육부 평생학습도시 신규 선정 '중구가 대학, 온마을이 캠퍼스'
  1. 대전교사들 "학교 CCTV 의무화, 사건 예방에 도움 안돼" 의무화 입법에 반발
  2. 계룡산성 道지정문화재 등록 5년째 '보류'…성벽과 기와 무너지고 흩어져
  3. 대전 금고동 주민들 "매립장·하수처리 공사장 먼지에 농사 망칠판" 호소
  4. 사랑의 재활용 나눔장터 ‘북적북적’
  5.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헤드라인 뉴스


[르포] 4·2 재보궐 현장…"국민통합 민주주의 실현해야"

[르포] 4·2 재보궐 현장…"국민통합 민주주의 실현해야"

"탄핵정국 속 두 쪽으로 갈라진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고 민주주의가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4·2 재보궐선거 본 투표 당일인 2일 시의원을 뽑는 대전 유성구 주민에게선 사뭇 비장함이 느껴졌다. '민주주의의 꽃' 선거를 통해 주권재민(主權在民) 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발현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저마다 투표소로 향한 것이다. 오전 10시에 방문한 유성구제2선거구의 온천2동 제6투표소 대전어은중학교는 다소 한산한 풍경이었다. 투표 시작 후 4시간이 흘렀지만 누적 투표수는 고작 200표 남짓에 불과했다. 낮은 투표율을 짐..

`눈덩이 가계 빚` 1인당 가계 빚 9600만 원 육박
'눈덩이 가계 빚' 1인당 가계 빚 9600만 원 육박

국내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이 약 9500여 만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40대 차주의 평균 대출 잔액은 1억 1073만 원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은 9553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12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1인당 대출 잔액은 지난 2023년 2분기 말(9332만 원) 이후 6분기 연속 증가했다. 1년 전인 2..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는 어디?... 동구 가오중, 시청역6번출구 등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는 어디?... 동구 가오중, 시청역6번출구 등

숨겨진 명곡이 재조명 받는다. 1990년대 옷 스타일도 다시금 유행이 돌아오기도 한다. 이를 이른바 '역주행'이라 한다. 단순히 음악과 옷에 국한되지 않는다. 상권은 침체된 분위기를 되살려 재차 살아난다. 신규 분양이 되며 세대 수 상승에 인구가 늘기도 하고, 옛 정취와 향수가 소비자를 끌어모으기도 한다. 원도심과 신도시 경계를 가리지 않는다. 다시금 상권이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는 역주행 상권이 지역에서 다시금 뜨고 있다. 여러 업종이 새롭게 생기고, 뒤섞여 소비자를 불러 모으며 재차 발전한다. 이미 유명한 상권은 자영업자에게 비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 한산한 투표소 한산한 투표소

  •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 ‘파면VS복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 ‘파면VS복귀’

  •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