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12월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 생존권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그들은 "정부는 방역패스와 영업시간 제한 정책을 철회하고 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예상했던 사달이었다. 코로나 사태가 2년째 장기화하면서 가장 크게 피해를 입은 대상은 전국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었다. 이들 중 일부는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까지 하였다.
그와 연관된 뉴스를 접할 때마다 안타까움에 가슴이 미어지곤 했다. 상식이겠지만 지금과 같은 연말이 자영업자들로선 이른바 '대목'이다. 하지만 코로나 확산에 깜짝 놀란 정부가 다시금 방역 조치를 강화하면서 '철 지난 바닷가'로 파리만 날리고 있다.
이에 분개한 한 자영업자가 정부의 영업 제한 조치를 거부하고 "24시간 영업을 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부착하고 항거했다. 그렇지만 힘없는 국민이 막강한 정부를 이길 수는 없는 법. 결국 백기를 들고 정부의 방역 지침을 따르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2월 21일(현지 시각) 대국민 연설에서 "모든 미국인에게 자가 진단 키트 5억 개를 무상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변이가 미 전역으로 빠르게 퍼지자 상시 자가 진단을 독려해 위기를 넘기겠다고 한 것이다.
감염 여부를 조금이라도 빨리 파악해 코로나 확산을 억제하겠다는 미국 대통령의 합리적 전략이 부러웠다. 왜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못 하나? 아니면 안 하는 것인가? 약국에서 판매하는 자가 진단 키트는 가격은 1만5000원에서 1만6000원 사이이다.
따라서 이를 정부에서 국민에게 무료로 보급한다면 지금처럼 선별진료소를 찾아 기다랗게 줄을 서서 진단 검사를 안 받아도 된다. 그러면 연일 살인적 노동강도에 시달리고 있는 의료진의 수고와 부담까지 경감할 수 있다.
주지하듯 정부와 여당은 툭하면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살포했다. 사견이지만 그러나 이렇게 뿌려댄 돈은 솔직히 선거를 의식한 포플리즘의 동족방뇨(凍足放尿)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여당 후보들의 압도적 당선에 기여했다는 것이 그 방증이다. 언제 종착역에 닿을지 도무지 출구가 보이지 않는 코로나 19 사태는 자영업자들의 영업시간 제한과 모임 인원 규제 정책만으론 제어할 수 없다.
정부의 강온(?穩) 정책 실시에 따라 그 반응은 부메랑의 풍선효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코로나 19의 장기화와 지지부진은 현재로선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다.
아무리 골몰해봤자 코로나 19와 오미크론 변이를 일전쌍조(一箭雙雕, 화살 한 대로 두 마리 새를 맞춘다는 뜻으로, 한 번에 두 가지의 수확을 거둠을 비유하는 말)로 퇴치할 묘약은 없다.
그렇다면 쏟아지는 소나기를 피할 '우산'이라고 주고 볼 일이다. 그 우산은 바로 코로나 19 자가 진단 키트의 전 국민 무상 보급이다. 지금처럼 코로나의 위세가 등등하면 국민적 대응책을 조이고, 느슨하면 다시 푸는 식의 반복적 대처는 '빈 수레가 요란하다'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더 이상 내허외식(內虛外飾)과 허장성세(虛張聲勢)의 코로나 대응은 지양해야 옳다. 코로나에 지치고 힘들어 하는 사람(국민)을 붙들고 한번 물어보라. 우산 없이 소나기 피할 수 있냐고.
홍경석 / 작가·'초경서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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