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연대노동조합 대전본부 조합원들이 22일 오후 대전 서구청에서 노인생활지원사 고용 승계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임효인 기자 |
당장 내년부터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한 노인생활지원사들이 22일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 대전본부(이하 공공연대노조)는 이날 오후 대전 서구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고된 노인생활지원사 15명에 대한 고용 승계를 촉구했다. 사업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지자체가 고용 승계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대전 서구의 한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참여 복지관이 내년 재계약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서구의 또 다른 복지관이 이 업무를 맡기로 했다. 서비스를 이용하던 어르신들은 그대로 옮겨가게 됐지만, 이 어르신들을 돕던 노인생활지원사들은 31명 중 15명이 면접 과정에서 탈락했다. 노인생활지원사들과 공공연대노조는 이 면접에서 특정 종교를 강요하고 이전 복지관에서의 내밀한 정보가 유출됐다는 불만과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고용 승계에서 배제된 노인생활지원사가 참석해 열악한 처우와 고용 승계 배제에 대해 토로했다.
한 노동자는 "어르신 댁을 방문하거나 복지관에 갈 때 주5일 개인차량을 이용하지만 유류비 5만 원이 지급된다. 안부 전화와 어플을 개인 휴대폰으로 사용함에도 통신비는 지급되지 않고 있다"며 "실비를 제외하면 최저임금도 못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무 시간 외에도 시간 외 근무나 주말 근무를 하지만 1년마다 계약하는 고용이 불안한 상황에서 말 한마디 하지 못했다. 너무 억울하다"며 "어르신을 위해 헌신했고 복지관에서 하라는 대로 다 했다. 왜 무슨 이유로 고용 승계가 거부돼야 하냐"고 밝혔다.
공공연대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보건복지부가 지자체와 수탁기관에 보낸 공문에는 '사업의 취지와 효과적 운영 측면을 고려할 때 수행인력과 어르신 간 긍정적인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장기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자체와 수행기관은 서비스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만전을 기해달라고 했다"며 "(그러나) 수많은 노인생활지원사들을 해고 시켜 어르신들이 스트레스와 불안에 시달리게 만들어 놓고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구는 노인맞춤돌봄사업의 취지와 목적에 맞게 어르신을 위한 서비스가 되도록 철저히 수행기관에 대한 지도·감독을 실시하고 노인생활지원사들을 모두 고용 승계해서 어르신이 웃음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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