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뉴스 |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으로 인한 미집행 지원사업 예산을 대전시에 도로 반납하면서 지역예술인들의 수혜가 줄어들뿐더러, 지역문화 융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22일 대전문화재단과 대전시 예산안 등에 따르면 올해 10월 치러질 예정이던 '대통령상 전국합창경연대회'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진행하지 못했다. 총 1억1000만 원의 시 출연금 중 홍보비를 제외한 9030만 원이 미집행됐다. 대통령상과 장관상 등 예산 대부분이 시상금으로 책정됐다.
오프라인 기반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는 '마을대표축제'는 방역지침 적용 범위에 따른 야외 진행이 불가해지면서 2억5000만 원 전액 미집행됐다. '대전마을합창 지원사업' 역시 대면 연습에 따른 거리두기 등으로 예산 4억 원 중 절반인 2억 원을 쓰지 못했다. 대전문화재단은 이들 사업비 총 5억4030만 원을 지난 3차 추경예산 심의를 통해 반납했다.
문화계는 코로나19 여파로 지원사업이 축소되거나 아예 무산되는 게 결국 지역 예술인들의 피해로 돌아간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감염병 시국에 맞는 콘텐츠 발굴 등 대전문화재단 지원사업의 체질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홍준 대전예총회장은 "여건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는 이유로 사업을 진행하지 않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예술계에 편성된 지원 예산을 최대한 활용해 코로나19로 힘든 지역 예술인들에게 조금이나마 혜택이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의 다른 문화계 인사는 "예정된 사업을 못 하게 되면 감염병 시국에 맞는 지원사업 콘텐츠를 발굴해 확보해 놓은 예산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예정사업을 진행하지 못하는 동안 재단 직원들의 업무 참여가 얼마나 이뤄졌는지도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대전문화재단 관계자는 "합창의 특성상 마스크 착용이 어렵고 연습하는 과정에서 내뱉는 호흡으로 인한 감염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전국에서 몰리는 대회의 경우 방역지침을 준수하기가 어렵다"라며 "올해 예산을 소진하자는 공감대는 있었지만, 기존 지원사업을 접고 다른 콘텐츠로 선회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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