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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 수석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내년 차기 대선을 2개월 여 앞두고 국민들이 민감하게 여기는 공정성 이슈와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에서 큰 파장이 예상되는 만큼, 서둘러 김 수석의 거취를 정리하며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 수석의 아들은 최근 여러 기업에 낸 입사지원서에 '아버지가 민정수석이다'라는 내용을 써냈으며, 이런 사실이 전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정치권에서는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김 수석은 지난 3월 임명된 지 9개월 만에 청와대를 떠나게 됐다.
그는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제 아들이 부적절한 처신을 한 것은 전적으로 제 책임"이라며 "아버지로서 부족함이 있었으며 무엇보다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수석은 "국민을 섬기는 공직자는 적어도 가족과 관련해 한점의 오해나 의혹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며 "조금이라도 부끄러운 점이 있다면 당연히 책임을 지는 것이 도리라고 여겼다. 그래서 저는 떠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록 저는 떠나지만 문재인 정부의 정의와 공정을 향한 의지와 노력은 국민으로부터 온전하게 평가받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김 수석은 또 "마지막까지 대통령의 곁을 지켜드리지 못해 정말 송구하다"며 "반드시 성공한 정부,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는 각종 논란으로 민정수석들이 조기에 사퇴하는 일이 반복돼 왔다.
초대 민정수석인 조국 전 수석은 2년 2개월 동안 자리를 지켰지만, 후임인 김조원 전 수석은 2주택 보유로 입길에 오르며 1년여 만에 교체됐다.
이어 임명된 김종호 전 수석과 신현수 전 수석 역시 여권과 검찰의 갈등 국면에서 각각 4개월·2개월 만에 바뀌었다.
정치권에서는 이처럼 민정수석들이 '단명'을 거듭하는 것이 공직사회 기강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민정수석의 잦은 교체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이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별도로 밝힐 입장은 없다"고 전했다.
한편,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자신의 SNS에 김 수석 아들 논란과 관련한 언론기사를 올리면서 "제가 이 기사를 포스팅 하는 이유는 김 수석은 투명하다는 확신 때문"이라고 쓰자 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불필요한 오해를 야기 할 수 있다"고 자제를 촉구하는 등 여권 내에서 여진이 이어졌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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