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보건소에서 직원들이 재택치료용 건강관리세트를 준비하고 있다. 늘어나는 재택치료 환자에게 의약품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혼선을 빚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token77@) |
19일 대전과 충남에서는 1000여 명에 이르는 코로나19 확진자의 재택치료 시 필요한 의약품은 거점약국이 퀵과 택배를 통해 환자의 문 앞에 배송 중이다. 재택치료 확진자에게 처음 제공되는 물품에 체온계와 함께 간단한 해열제는 포함돼 있으나 평소에 앓던 지병이나 갑작스럽게 찾아온 질병에 필요한 약은 별도로 직접 조제 받아야 한다. 지금의 재택치료 체계에서는 확진환자를 하루 2번씩 모니터하는 병·의원이 전화상으로 진단해 필요한 약을 처방할 수 있으나, 약국이 해당 약품을 환자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규모가 있는 몇몇 약국을 거점약국으로 지정해 재택치료 확진자에게 필요한 처방전을 팩스로 받아 약을 짓는데 대부분 퀵이나 택배로 배송하고 있다.
대전시의 한 약사는 "재택치료 초기에는 보건소 직원이나 제약유통사가 확진환자에게 의약품을 전달하기로 했으나 대상자가 지금처럼 늘어난 때 가능한 시스템은 아니다"라며 "전문의약품을 어떻게 먹고 보관할지 복약지도가 필요하고 약사가 직접 투약한다는 원칙에서도 어긋나지 않는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지정된 거점약국이 모든 종류의 의약품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어서 환자마다 다른 약품을 처방전대로 조제할 수 없다는 한계도 겪고 있다. 약품명을 명시한 처방전을 받고도 해당하는 약이 없어 투약하지 못하는 현상도 발생한다.
이에 따라 지역 약사회는 약사가 환자에게 직접 투약한다는 원칙이 지켜지는 의약품 전달체계 정립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또 확진확자에 대한 처방은 성분명으로 전환해 약국에 확보된 동일성분의 다른 약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개선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차용일 대전시약사회장은 "몇몇 거점약국만으로는 늘어나는 재택치료 환자에 원활히 투약할 수 없을 것"이라며 "거점약국 범위를 확대하고 성분명 처방으로 전환해 배송과 투약지도를 도울 전문 약사를 활용하는 등을 약사회 내에서 검토 중이나 쉽게 결론 내리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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