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인사로 업무의 연속성이 저하되고, 내부 운영을 견제할 수 있는 이사회가 코로나19로 서면회의나 추후 의결로 진행되면서 재단 운영을 감시 할 수 있는 장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재단은 이번 노조간 갈등의 단초가 된 승진시험제도가 공정한 선발을 위한 강구책이었다고 해명했다.
한선덕 극단 새벽 대표는 "예술행정은 연속성과 지속성이 중요한데, 부서나 직위 등 잦은 인사이동 과정에서 오히려 무기력으로 인한 업무효율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며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만한 물리적 여건을 조성한 후 단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이사회 의결소집이 거의 이뤄지지 못하면서 재단 내 인사문제나 운영 전반에 걸친 발전방향 논의가 충분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복수의 문화재단 이사들은 "감염병 시국을 감안하더라도 중요한 안건에 대해선 이사회를 열어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서면자료와 직원들의 설명만으로 재단의 운영전반을 파악하기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대전민예총 관계자는 "불미스러운 일이 불거지기 전 이사들이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면 양쪽 입장의 원만한 조율을 위한 다양한 의견수렴이 가능했을 것"이라며 "서면 위주로 재단의 운영상황을 마주하다 보면 이면의 복합적인 양상들을 알아채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전문화재단은 이번 노조 간 갈등의 단초가 된 승진시험제도 도입이 공정한 선발을 위한 강구책이었다는 입장이다. 재단은 17일 해명자료를 통해 "1차와 2차에 거쳐 직원들의 의견수렴 절차를 밟았고, 반대의견 다수로 승진시험제도를 도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근로자에 대한 인사권은 대표이사의 권한이며 팀 내 업무분장은 팀장의 고유권한"이며 "업무특성과 직원 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중용한다"고 밝혔다.
심규익 대전문화재단 대표는 "문화정책론 지필시험을 통해 전문성에 따른 직원들의 실력을 검증하고 싶었다. TF 발령 등 업무능력 위주로 인사를 냈으며, 경영의 효율을 높이려는 조치였다"고 밝히고 "대표이사 임명장 받을 때 대전시장을 처음 만났다"며 정치적 임명이라는 논란을 일축했다.
한국민주노총 문화연대 대전문화재단 지부장은 "진정서 내용 중 '서명규탄 행위'와 '여직원회의실 사전모의'는 명백한 거짓이기에 재단 측에 사실여부 조사를 요구했지만, 조사하지 않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밝혔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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