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결코 받아들여지지 않을 노예와 귀족의 계급제도는 사라 졌지만, 여전히 경제력으로 사회적 계층은 나눠지기도 한다.
사는 곳으로, 혹은 출신 학교로 사람간 집단간 계층이 나눠지고 그들만의 카르텔이 존재하는 세상은 정도의 차이이지, 어느시기 어느곳에나 존재했다. 결국 우리가 상식이자 규범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결국은 인간이 만들어낸 상대적이고 가변적인 규율인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그들만의 세상에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권력과 특혜는 당연한 것일까. 잘못된 것일까.
내년 대선과 지선이라는 굵직한 이벤트를 앞두고 삐딱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 책 두 권이 나란히 출간됐다.
한 때 정권의 눈밖에 나며 핍박의 아이콘에서 검찰의 대표명사이자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검찰에 대해 쓴 '개와 늑대와 검찰의 시간'(이재성 지음, 어마마마 펴냄, 176쪽)이 우리나라에서의 검찰 조직과 특징에 대해 파헤쳤다면, '지금부터 낚시질을 시작합니다:팩트 피싱'(염유창 지음, 스윙테일 펴냄, 432쪽)은 조회수에 목숨을 거는 우리나라 언론에 대해 들여다 보고 있다.
▲조국의 시간이 있다면 검찰의 시간도 있다='개와 늑대와 검찰의 시간'은 2019년 인권연대 웹진 '사람소리'에 실렸던 에세이의 제목이자, 2020년 발간됐던 '족구의 시간'에 맞서 검찰 조직의 특성을 해부했다. 저자는 지난해 출간됐던 '조국의 시간'이 온전히 조국이 주인공이 활약했던 시간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검찰이 주인공이 돼 조국 일가를 짓밟아버린 시간이라고 규정한다.
실제로 이번 대선에서는 정부의 요직을 지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김동연 전 부총리 등이 대선에 도전하는 진기록이 세워지기도 했다.
저자는 왜 권위주의/보수 정부하에서는 충직하던 이들이 상대적으로 진보/개혁 정부에 들어서면 레임덕이 오기도 전에 권력에 달려드는 가에 대한 물음을 제기한다.
저자는 검찰의 문제와 검찰 개혁의 실패원인을 통해 검찰 개혁의 어려움과 검찰 개혁의 지향점 등을 풀어내고 기득권에 기반한 정당들이 낼 수 없는 진보적 정책이야말로 진보가 내놓아야 할 상품이라는 대안을 제시한다.
▲기레기로 불리는 세상에서 기사란='지금부터 낚시질을 시작합니다'는 기레기로 불리는 언론의 불신과 언론의 역할에 대한 물음을 제기한다. 카카오페이지와 CJ ENM, 스튜디오 드레곤이 주최한 '제4회 추미스(추리,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지금부터 낚시질을 시작합니다'는 제목 그대로 조회가 전부였던 인터넷 기사의 현실이 배경이다. 조회수가 전부였던 편집기자가 아끼던 후배의 의문의 죽음을 추적하며 전개되는 이 작품은 진실 규명이나 중립보도보다 회사의 논조나 이익을 우선시 하는 언론과 선정적인 낚시 제목도 마다하지 않는 기자의 모습을 생생히 그려내고 있다.
진실 보도와 조회수라는 난제 앞에서 투명한 진실 보도의 답을 찾는 기자의 성장기는 단지 언론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 전 사회적인 불합리한 시스템과 불신에 물음을 던지고 있다.
오희룡 기자 huily@
*올랑올랑은 가슴이 설레서 두근거린다는 뜻의 순 우리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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