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르고 싶은 순간 들을 잡을 수 없는 것, 그것이 인생이던가.!
처음 대덕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문을 여는 날! 합격의 통지와 함께 거기에 내가 있었다. 외국인을 상대하여 한국어를 가르친다는 것에 대한 설렘과 기대로 가슴이 벅찼다. 지금 다시 되돌아보니 이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무던히 노력하였고 때때로 찾아오는 회의감 절망감이 파도처럼 일렁일 때면 입사할 때 설레었던 그 감정을 떠올리면서 다시 마음을 추스르기도 하였다.
한마디도 제대로 듣고 읽고 쓰지도 못하던 학습자가 한국어를 공부하면서 한국말을 알게 되고 한국 문화에도 조금씩 적응해 나가며 금방이라도 헤어질 것 같았던 부부가 예쁜 아들딸을 낳아 생활의 안정을 찾고 서서히 발전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기쁨과 보람을 느낄 때면 그런 아픔들이 곧 열정으로 승화됐고 이 일이 나에게 깊은 사명감을 갖게 하였다.
그런 우여곡절과 희비 쌍곡선을 그리면서 인고의 순간들이 어느새 14년 차가 되어 정년퇴직을 하기에 이르렀다. 나를 둘러싼 주위의 모든 분의 도움 덕분으로 명예롭게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되어 감회가 깊고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된다. 처음 시작할 때 목표였던 10년을 넘기면서 오랜 시간 함께 하게 된 데는 센터장님을 비롯하여 여러 선생님의 따뜻한 배려와 수고와 땀이 함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된다.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그 뜨거운 정성에 감사드린다.
저는 비록 정든 이곳을 떠나지만 센터장님과 여러 동료 선생님들을 오래오래 기억할 것이다. 혹여 호호 할머니가 되어 우연히 만났을 때라도 그 이름과 아스라이 멀어져가는 추억들을 떠올릴 수 있게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총기가 사라지지 않도록 기원하면서 우리 센터가 지금처럼 매년 더 나은 방향으로 거듭나고 계속 아름답게 정진해 나가기를 언제 어디서나 성원할 것이다.
끝으로 사랑하는 우리 선생님들과 어려운 한국어 공부하느라고 수고한 수많은 학습자 모두 모두 부디 건강하시고 아울러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저의 앞날에 여러분의 응원이 함께하길 기대하며 소회를 마칠까 한다. /이락희 한국어교육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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