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다문화]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인생 3막을 정리하며"

  • 다문화신문
  • 대전

[대전다문화]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인생 3막을 정리하며"

  • 승인 2021-12-15 13:44
  • 신문게재 2021-12-16 9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보내는 마음과 떠나는 마음. 아!!! 나 이러면 안 되는데. 자꾸 뭔가 뜨거운 것이 목에 차올라 울컥울컥 그간의 아쉽고 아팠던 시간과 책임과 사명감으로 버텨온 시간 들이 뒤엉켜 자꾸자꾸 눈시울이 져며온다. 최대한 차가운 이성으로 울렁거리는 감정을 다잡아 정든 곳을 떠나는 마음을 정리하려 한다

머무르고 싶은 순간 들을 잡을 수 없는 것, 그것이 인생이던가.!

처음 대덕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문을 여는 날! 합격의 통지와 함께 거기에 내가 있었다. 외국인을 상대하여 한국어를 가르친다는 것에 대한 설렘과 기대로 가슴이 벅찼다. 지금 다시 되돌아보니 이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무던히 노력하였고 때때로 찾아오는 회의감 절망감이 파도처럼 일렁일 때면 입사할 때 설레었던 그 감정을 떠올리면서 다시 마음을 추스르기도 하였다.

한마디도 제대로 듣고 읽고 쓰지도 못하던 학습자가 한국어를 공부하면서 한국말을 알게 되고 한국 문화에도 조금씩 적응해 나가며 금방이라도 헤어질 것 같았던 부부가 예쁜 아들딸을 낳아 생활의 안정을 찾고 서서히 발전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기쁨과 보람을 느낄 때면 그런 아픔들이 곧 열정으로 승화됐고 이 일이 나에게 깊은 사명감을 갖게 하였다.



그런 우여곡절과 희비 쌍곡선을 그리면서 인고의 순간들이 어느새 14년 차가 되어 정년퇴직을 하기에 이르렀다. 나를 둘러싼 주위의 모든 분의 도움 덕분으로 명예롭게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되어 감회가 깊고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된다. 처음 시작할 때 목표였던 10년을 넘기면서 오랜 시간 함께 하게 된 데는 센터장님을 비롯하여 여러 선생님의 따뜻한 배려와 수고와 땀이 함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된다.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그 뜨거운 정성에 감사드린다.

저는 비록 정든 이곳을 떠나지만 센터장님과 여러 동료 선생님들을 오래오래 기억할 것이다. 혹여 호호 할머니가 되어 우연히 만났을 때라도 그 이름과 아스라이 멀어져가는 추억들을 떠올릴 수 있게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총기가 사라지지 않도록 기원하면서 우리 센터가 지금처럼 매년 더 나은 방향으로 거듭나고 계속 아름답게 정진해 나가기를 언제 어디서나 성원할 것이다.

끝으로 사랑하는 우리 선생님들과 어려운 한국어 공부하느라고 수고한 수많은 학습자 모두 모두 부디 건강하시고 아울러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저의 앞날에 여러분의 응원이 함께하길 기대하며 소회를 마칠까 한다. /이락희 한국어교육지도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2.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3.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4.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