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패스 시행 첫날인 13일 점심시간 대전 중구의 한 식당에 QR코드를 찍으려는 손님으로 입구가 붐비고 있다. 임효인 기자 |
백신 2차 접종을 했지만 14일이 지나지 않아 스터디카페와 독서실을 이용할 수 없다는 대학생과 취업준비생들은 아쉬움을 내비쳤으며, 점심시간 QR코드 앱이 작동하지 않아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대전에서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전모(29) 씨는 "백신 2차 접종을 맞은 지 아직 14일이 안 돼 스터디카페를 가지 못하게 돼 난감하다"며 "그룹 스터디를 해야 하는데, 한 명만 허용돼,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스터디카페나 독서실 관계자들도 운영에 아쉬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스터디카페의 경우엔 무인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예방접종 여부 등을 확인할 전담 직원을 채용해야 해서 운영을 정지한 곳도 있었다. 서구의 한 스터디카페 점주는 "환불해 달라는 요구도 많았고, 이용객이 많이 빠져 인력 충원도 부담스럽다"며 "사실상 영업이 불가능해졌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점심시간에 코로나19 전자예방접종증명(COOV)과 QR코드 어플리케이션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시민들과 자영업자들이 불편함을 호소했다.
그동안 안심콜로 전자기록명부만 남기던 소규모 식당은 이날 처음 QR코드 인증제를 실시하면서 혼선을 겪었다. 설상가상 QR코드 어플리케이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자 식당 입구에 손님이 몰려 입장하지 못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중구 대흥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 씨는 "그동안 안심콜만 사용했는데 무조건 QR코드를 찍어야 한다고 해서 지원받은 테블릿 기기로 QR코드를 인증하고 있다"며 "오늘 처음인데 어떻게 해야 할지 헷갈리고 너무 정신이 없다"고 토로했다.
서구의 한 식당에서도 점심시간 QR코드 작동 장애로 애를 먹었다. 손님 10명가량이 식당 입장을 위해 대기하고 있었고 이중 두세 명은 다른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기기도 했다.
직장인 임 모(30) 씨는 "점심시간은 한정돼 있는데, QR코드가 먹통이고 느려서 제대로 못 먹을 것 같아 편의점에서 끼니를 해결했다"며 "계도기간에 제대로 했으면 이런 일이 없어야 하는 게 아닌가 아쉬움이 든다"고 말했다.
방역패스가 시행되면서 미접종자들 사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백신을 맞지 않은 한 직장인은 "건강상 이유로 못 맞았는데, 연말 모임 자리에 참석하기 부담스러워 약속을 다 취소했다"며 "혼자 다닐 수밖에 없어 차별을 받는 것 같다"고 호소했다.
일부 영세 소규모 식당에선 방역패스 시행을 모른 채 운영을 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제도 시행에 대한 제대로 된 홍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11종 다중이용시설의 방역패스 계도기간이 종료되면서 방역지침 위반 시 과태료가 부과된다. 방역패스 적용 시설을 출입하려면 접종증명서나 48시간 이내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확인서를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 위반 사항이 적발되면 이용자에게는 10만원, 사업주는 1차 위반 시 150만원, 2차 위반 때부터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조훈희 기자 chh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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