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광역시 내 자치구가 발행하는 지역화폐의 국비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결정하면서 대덕구는 자체 재원으로 대덕e로움을 운영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전시의 지역화폐인 '온통대전'이 있는 데다, 애초 목적인 자치구 자본 역외유출 방지 취지는 무색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덕e로움은 2019년 7월 대전에서 출시됐다.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 방지와 소상공인 매출증대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대덕구는 산업단지 근로자들의 거주지는 타 자치구인 경우가 많아 소비는 다른 곳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 바 있다. 때문에 대덕e로움을 출시해 5% 캐시백 등의 혜택으로 자치구 내에서의 소비촉진을 증대시키고자 했다.
하지만 2020년 5월 온통대전이 출시되면서 대덕e로움은 5개 자치구 전역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 지역 자금 역외 유출 방지라는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시선도 나왔다. 대덕구의 브랜드인 대덕e로움이라는 이름만 남았을 뿐, 온통대전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점이 없었기 때문이다. 통합 목소리가 나왔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인데, 정부가 2022년부터는 광역시 내 자치구가 발행하는 지역화폐에 대한 국비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결정하면서부터는 '단순 현금성 정책'에 그치지 않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덕구는 2022년 지역화폐 운영 예산을 자체적으로 세워 대덕e로움을 운영할 방침이다. 혜택은 국비 지원을 받는 온통대전보다 축소될 수밖에 없다. 결국 기존 대덕e로움 사용자들은 지역화폐 혜택을 받기 위해 온통대전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대덕e로움 운영을 지속하는 건 지역화폐의 취지가 무의미할 수 있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김찬술 대전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은 "온통대전은 50만 원 충전에 10% 캐시백을 주고, 대덕구는 그보다 더 낮은 금액 충전에 캐시백 금액 또한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대덕구민은 결국 온통대전을 발행을 하게 될 텐데, 그럴 때 오는 주민 불편함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덕e로움 예산으로 약 30억 원 정도를 편성한 것으로 아는데 광역 단위에서 운영하는 지역화폐의 기능을 유지하도록 하고, 구는 해당 예산은 다른 복지 정책 등에 투자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반면 대덕구는 대덕e로움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면 지역 상권이 살아날 수 있다고 얘기한다.
대덕구 관계자는 "대덕e로움 지속 운영을 현금성 정책이라고 봐선 안 된다. 현재 온통대전 사용량은 신도심 쏠림 현상이 심할 것"이라며 "대덕구 상권이 지속 죽어가는 상황에서 온통대전은 효과가 미비한 상황이기에 대덕e로움을 통해 지역상권을 좀 더 살리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김소희 기자 shk3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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