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원 교수 |
한 연구에 따르면, 소리로 느낄 수 있는 음파의 일정한 주파수 영역대를 들려주면 연령대별로 들을 수 있는 주파수가 다르다고 한다. 이를 이용해 청력을 테스트하게 되는데, 50대인데도 30대의 주파수 음역을 들을 수 있다면 젊은 청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빅뱅의 노래 '거짓말'이란 노래를 10대부터 50대가 가사를 보지 않고 듣는다면, 아마도 리듬에 연동된 가사를 제대로 들을 수 있는 연령은 대부분 10대나 20대 정도일 것이다. 어릴 때부터 습관처럼 들었던 리듬은 50대가 듣던 발라드의 그것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거짓말'이란 단어가 들리지 않는다고 "대체 뭔소리를 하는 거야"라고 하면 '라떼'라는 소리를 듣기 십상일 수 있다.
요즘 대학생들이 공부하는 방식은 필자가 공부했던 그 시절보다 더욱 다양한 매체에 노출되어 있고 그러한 경험을 토대로 다양성에 더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경험은 세대 간의 차이를 형성하고 이러한 차이는 문명의 발전과 문화 의식의 차이로 나타나며 변화하게 되며, 새로운 트렌드와 가치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대사질환 중 하나인 비만은 현대에 와서는 질병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실험용 쥐를 추운 곳과 실온에서 둔 후에 고칼로리식을 먹이게 되면 실온에서 생활한 쥐의 몸무게가 더 나가게 된다. 체온을 올려 정상적인 세포들의 활동을 돕기 위한 칼로리 소비가 더 활발하기 때문이다. 추운 곳에서 생활하던 아이들은 비만세포의 수가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숫자가 적다고 한다. 성장기에 지방이 많은 음식을 과다 섭취한 어린이는 지방을 저장하기 위한 지방세포의 숫자가 증가하기 때문에 성인이 되면 비만이 될 확률이 더 높아진다고 한다.
유전학적으로 인간은 남는 에너지를 지방의 형태로 저장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는 오랫동안 먹을 것이 부족했던 경험으로부터 왔으며, 많은 연구 결과로부터 신경계통을 자극하지 않음으로써 중독 현상과 우울증과 같은 부작용이 없는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단서가 되고 있다.
학생들에게 뇌와 단백질의 기능과 유전자를 설명할 때 간혹 사용하던 내용이 있다. "여러분은 아직 뇌세포의 기능이 백 퍼센트 활용되는 것이 아니다. 유전자는 모든 사람이 대부분 동일하지만, 뇌를 활성화하는, 또는 공부라고 하는 영역을 담당하는 단백질은 유전자가 활성화되어야 하는데 이를 조절하는 유전자 조절인자를 많이 만들도록 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노력은 어느 날 갑자기 공부를 잘할 수 있게 해주지 않지만, 자극을 부단하게 사용하고, 스위치를 켜기 위한 많은 노력을 통해 조금씩 발전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에게 다른 시간표를 주셨다. 너의 때가 가까워지고 있으니 부단히 노력하길 바란다."
유아기 시절의 뇌는 스펀지처럼 열려 있고, 우리의 골격을 형성하는 뼈의 내부도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스펀지처럼 되어 있다. 미래는 과거의 거울이라고 하는 것처럼, 어릴 적 경험, 생활 습관 그리고 의식을 지배하고 있던 주위 환경은 그 사람의 정신세계뿐만 아니라 신체적 행동 양식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나이가 들어 하늘의 명을 알았다는 뜻으로 50세를 '지천명'이라고 일컫는, [논어] 시대에나 있을 만한 뜻이기도 하겠지만, 새로운 것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 필자는 아직도 하늘의 뜻이 무엇인지 깨닫기조차 힘들다.
나이가 든다는 것이 분명 서운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젊은이들과 함께 열린 마음으로 많은 것을 받아 드릴 수 있는 여유를 갖고, 어린아이의 호기심으로 이 세상의 행복한 경험들을 실천해보는 것이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준원 배재대 의생명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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