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2022년 대전의 騎虎之勢(기호지세)

  • 오피니언
  • 월요논단

[월요논단] 2022년 대전의 騎虎之勢(기호지세)

  • 승인 2021-12-12 09:22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김재혁 대전도시공사 사장
김재혁 대전도시공사 사장
대전오월드의 120종 800여마리 동물들 가운데서도 호랑이는 가장 인기 있는 동물에 속한다. 관람객들은 나이와 성별에 무관하게 호랑이를 좋아한다. 공식적인 기록상 우리나라에서 호랑이가 마지막으로 잡힌 것은 1920년대다. 그 후로도 40년대까지 곳곳에서 목격담이 이어진다. 하지만 50년대를 넘기면서 한반도 남쪽에서 야생 호랑이에 대한 믿을 만한 기록이 없어 멸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에는 아직 한국호랑이가 일부 보존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오월드에는 두 종류의 호랑이가 있다. 사파리에 방사하고 있는 녀석들은 주로 인도 등에 살고 있는 벵골호랑이다. 이마에 임금왕(王)자가 선명한 한국호랑이는 별도의 전시공간에서 관람객을 만나고 있는데 중국을 통해 들여왔다. 흔히 말하는 시베리아호랑이, 한국호랑이, 백두산호랑이는 같은 종을 가리킨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사자, 퓨마, 재규어 등 대부분의 고양잇과 맹수들은 아프리카 또는 중남미가 원산이라서 우리나라의 추위에 약하다. 따라서 겨울이 오면 이런 열대지방이 고향인 동물을 위해 별도의 월동대책을 세우기도 하지만 한국호랑이는 눈바람 몰아치는 겨울에 오히려 활발하게 움직인다.

비록 인간이 되려는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호랑이는 단군신화에 곰과 함께 등장하면서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동물이 됐다. 물론 거창한 건국신화에만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할머니 무릎을 베고 들었던 옛날이야기에서 호랑이는 곶감을 무서워하는 어리숙한 동물로 묘사되기도 해서 맹수의 두려움보다는 친근함이 먼저 느껴진다.



인터넷에서 호랑이와 관련된 고사성어를 찾아보니 100여개가 검색되는데 그중 하나가 騎虎之勢(기호지세)다. "달리는 호랑이의 힘찬 기운"이란 뜻도 있고 "호랑이 등에 올라탄 것처럼 일단 일을 시작했으면 도중에 멈출 수 없다"는 뜻도 있다.

어느 해석이 더 정확하든 나는 騎虎之勢(기호지세)라는 말이 새로운 도약을 막 시작한 우리 대전의 힘찬 기운을 가리키는 것이고 또 그런 기세를 도중에 멈출 수도 없다는 뜻으로 풀이하고 싶다.

민선 7기 들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거나 통과한 사업이 11건이나 된다. 대전의료원 건립사업, 한국형 K센서 개발사업, 안산첨단국방산업단지 등 대전의 미래 먹거리면서 동시에 시민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굵직한 사업들인데 행정절차 이행을 거쳐 조만간 본격시행을 앞두고 있다.

사상 최대 규모인 7조2천억원에 달하는 2022년 대전시 예산이 편성돼 시의회 의결을 앞두고 있다. 많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지만 베이스볼 드림파크 등 원도심 활성화, 도시철도 2호선 등 교통인프라 구축, 어린이 재활병원을 비롯한 시민 복지증진 등 시민에게 반드시 필요한 사업을 위해 쓰인다면 예산규모에 비례해서 대전의 발전도 가속이 붙을 것이다.

꾸준하게 추진해 온 충청권 메가시티 전략도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에서 구체적 추진안이 도출되는 단계로 올라서고 있다. 보다 다듬어지고 세밀한 전략이 수립되면서 대전과 인근의 3개 시·도가 우리나라의 지리적 중심에서 실질적인 행정, 경제, 문화의 중심으로 자리 잡는 날이 가까이 오고 있음을 느낀다.

이제 2주 남짓 지나면 2022년 壬寅年(임인년) 호랑이의 해다. 대전의 騎虎之勢(기호지세)는 마무리가 아니라 이제 막 시작이라는 점에서 새해가 더 기다려진다. /김재혁 대전도시공사 사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고교 당일 급식파업에 학생 단축수업 '파장'
  2. 대전 오월드서 에어컨 실외기 설치 작업자 추락해 사망
  3. 열악했던 대전 여성노숙인 쉼터…지원 손길로 '확 달라졌다'
  4. "뿌리부터 첨단산업까지… 지역과 함께 혁신·성장하는 대학"
  5. 대전 중구 교육부 평생학습도시 신규 선정 '중구가 대학, 온마을이 캠퍼스'
  1. 대전교사들 "학교 CCTV 의무화, 사건 예방에 도움 안돼" 의무화 입법에 반발
  2. 계룡산성 道지정문화재 등록 5년째 '보류'…성벽과 기와 무너지고 흩어져
  3. 대전 금고동 주민들 "매립장·하수처리 공사장 먼지에 농사 망칠판" 호소
  4. 사랑의 재활용 나눔장터 ‘북적북적’
  5.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헤드라인 뉴스


[르포] 4·2 재보궐 현장…"국민통합 민주주의 실현해야"

[르포] 4·2 재보궐 현장…"국민통합 민주주의 실현해야"

"탄핵정국 속 두 쪽으로 갈라진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고 민주주의가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4·2 재보궐선거 본 투표 당일인 2일 시의원을 뽑는 대전 유성구 주민에게선 사뭇 비장함이 느껴졌다. '민주주의의 꽃' 선거를 통해 주권재민(主權在民) 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발현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저마다 투표소로 향한 것이다. 오전 10시에 방문한 유성구제2선거구의 온천2동 제6투표소 대전어은중학교는 다소 한산한 풍경이었다. 투표 시작 후 4시간이 흘렀지만 누적 투표수는 고작 200표 남짓에 불과했다. 낮은 투표율을 짐..

`눈덩이 가계 빚` 1인당 가계 빚 9600만 원 육박
'눈덩이 가계 빚' 1인당 가계 빚 9600만 원 육박

국내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이 약 9500여 만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40대 차주의 평균 대출 잔액은 1억 1073만 원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은 9553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12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1인당 대출 잔액은 지난 2023년 2분기 말(9332만 원) 이후 6분기 연속 증가했다. 1년 전인 2..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는 어디?... 동구 가오중, 시청역6번출구 등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는 어디?... 동구 가오중, 시청역6번출구 등

숨겨진 명곡이 재조명 받는다. 1990년대 옷 스타일도 다시금 유행이 돌아오기도 한다. 이를 이른바 '역주행'이라 한다. 단순히 음악과 옷에 국한되지 않는다. 상권은 침체된 분위기를 되살려 재차 살아난다. 신규 분양이 되며 세대 수 상승에 인구가 늘기도 하고, 옛 정취와 향수가 소비자를 끌어모으기도 한다. 원도심과 신도시 경계를 가리지 않는다. 다시금 상권이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는 역주행 상권이 지역에서 다시금 뜨고 있다. 여러 업종이 새롭게 생기고, 뒤섞여 소비자를 불러 모으며 재차 발전한다. 이미 유명한 상권은 자영업자에게 비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 한산한 투표소 한산한 투표소

  •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 ‘파면VS복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 ‘파면VS복귀’

  •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