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환중 충남대병원장 |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이 발전해 나가야 할 많은 부분이 있지만 가장 두드러지는 문제는 의료이용의 수도권 집중화를 꼽을 수 있다.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수도권 병원의 의료수월성의 우수함, 국민들의 서울 선호 현상, 지역 간 이동의 편리성 등을 이유로 꼽을 수 있고 우리 지역 역시 예외 없이 지역 내 환자의 수도권 유출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앞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지역사회 중심의 의료체계 강화 정책에도 결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라고 생각되며 이런 현상을 바꿔 나가기 위해서는 정책적으로 균형 있는 지역의료 강화 정책이 필요하며 한편으로는 지역 의료계가 지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에 발표한 보건복지부의 지역의료 강화대책 자료를 보면 전국을 70개 진료권으로 나누어 보았을 때 진료의 수월성을 판단할 수 있는 주요 지표인 입원환자 사망비, 응급환자 사망비율, 뇌혈관 환자 사망비율, 계획되지 않은 재입원 비율 등에서 대전지역이 서울 또는 수도권과 대등하거나 일부지표는 더 나은 결과가 발표됐다. 이는 그동안 지역의 의료기관이 우수한 의료인력과 첨단장비의 확보, 시스템개선 등을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보인다.
또한 최근에는 진단과 수술 등 치료과정의 많은 부분이 표준화되어 우리 지역의 의료수준이 수도권과 비슷하거나 특정 분야에서는 더 나은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우리 지역 의료기관의 경쟁력은 질환별 우수성 평가 등 정부의 각종 평가와 인증제도를 통해 공식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한편으론 지역민들이 수도권의 대형병원을 찾음으로 인해 많은 시간과 경제적 부담이 문제가 되고 있으며 신속한 후처치나 사후관리 등의 부족으로 환자와 가족이 불편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언제든 다시 나타날 수 있는 새로운 바이러스 감염병뿐만 아니라 사망요인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암질환 등 만성질환, 노령인구가 늘면서 더 증가하고 있는 퇴행성질환 등을 가까운 거리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의료기술의 발달로 향후 의료서비스가 치료중심에서 예방과 관리의 개념으로 전환될 것이며, 일 예로 환자들의 생체정보 같은 건강정보가 의료플랫폼을 통해 가정에서 지역 의료진에게 전송되어 건강이 관리되고 질환을 예방하는 시스템의 도입이 눈앞에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지역 의료기관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지역 의료기관들이 지역민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지역에는 이미 경쟁력 있는 우수한 의료진이 많이 있고, 다수의 종합병원과 분야별로 특성화된 병원이 지역민의 건강과 행복을 지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지역민이 따뜻한 애정을 가지고 이미 높은 수준에 올라온 우리 지역 의료기관을 믿고 찾아 주시면 지역의 의료기관은 활성화되고, 높은 의료수준과 환자 중심의 의료서비스로 보답하는 선순환이 이어질 것이다. 더불어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지역 의료산업의 발전과 일자리 창출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지역의료 강화정책을 위한 과감한 투자와 지역민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의료계의 지속적인 노력과 지역민의 지역 병원에 대한 애정이 합해진다면 기형적인 수도권 중심의 의료이용현상이 해결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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