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전 공연은 우리 지역에서 소문이 짜한 윤영신 가수가 포문을 열었다. 윤영신 가수는 1008시간의 자원봉사자로도 유명하다. 여성 4인조 스피드댄스크루가 뒤를 이어 분위기를 뜨겁게 치환한 뒤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내빈소개가 이어졌다.
대전자원봉사센터장의 개회선언, 2021 대전자원봉사활동 보고, 대회사와 축사 다음으로 정부 포상과 최우수자원봉사자 공로패 수여, 자원봉사 왕, 우수자원봉사 인증서 수여, 자원봉사 유공자 시상이 박수갈채의 환호성 도가니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정부포상인 국무총리상은 탄방동 자원봉사회 오우근 회장과 서구자원봉사협의회가 수상했다. 행정안전부장관상은 사랑의 열매 정운엽 회장, (사)유성구자원봉사센터 자원봉사자 이동필, 대전시민구조대 오세헌 회장, 대덕행복하모니합창봉사단 양순덕 회장, 민들레 가족봉사단 한향수 단장, (사)한국교통안전시민협회(이래희 이사장), (사)사랑의사다리(리더 이정제)가 기쁨을 안았다.
이 밖에도 대전광역시장상과 자원봉사왕 등 각종 표창이 이어져 기념식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우수 자원봉사자와 자원봉사 우수 청소년 표창에선 자원봉사의 장르라는 건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는 새로운 발견과 신선한 훈훈함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이 날 눈여겨봐야 했던 대목은 <2021 자원봉사 활동 통계>였다. 2021년 10월 말 현재 자원봉사자로 등록한 인원은 총 466,954명이었고 실제로 활동한 사람은 311,514명이나 되었다고 한다.
무려 67%에 육박하는 대단한 수치여서 우레와 같은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올해 자원봉사에 힘쓴 '천사'에 다름 아닌 분들이 311,514명이나 된다는 사실은 대전 시민 다섯 명 중 하나는 그 아름다운 행렬에 동참했다는 셈법이 통용된다.
따라서 새삼 우리 대전 시민들이 위대해 보였다. 올해도 세월은 연말이라는 종착역을 향해 줄달음치고 있다. 2022년으로 해가 바뀌는 건 그야말로 시간문제다. 새해가 되면 필자가 대전으로 이사를 온 지도 어언 40년이 되는 어떤 '역사'와 조우한다.
대전에서 40년을 살면서 과연 무슨 일이 있었을까……. 먼저 '효도와 교육도시'인 대전의 비옥한 토양 덕을 톡톡히 봤다. 두 아이가 모두 소위 명문대를 거쳐 사회적 포지션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일가붙이 하나 없던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입장에서 한 사람만 거치면 금세 호형호제(呼兄呼弟)하는 지인이 구름처럼 많은 인적 인프라로 구축되었다. 비록 물심양면(物心兩面)까지는 아니더라도 심청사달(心淸事達)의 거울처럼 마음이 깨끗한 사람이 많다는 것도 그동안 수확(?)한 결과물이다.
평소 봉기불탁속(鳳飢不啄粟)의 마인드로 정진해 온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대전자원봉사자의 날 기념식이 열린 날은 절기상 대설(大雪)이었다. 그런데 온화한 날씨는 '지금이 겨울 맞아?'라는 의구심을 낳았다.
하지만 겨울 특유의 고추바람은 곧 폭설까지 몰고 올 것이다. 그렇게 추운 날씨라면 응당 기온이 곤두박질친다. 그렇다곤 하되 온도보다 높은 것이 있기에 우리는 견딜 수 있는 것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자원봉사와 이타적 사랑이다. 사랑은 눈보다 마음으로 먼저 보인다. 그래서 위대하다.
홍경석 / 작가·'초경서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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