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다문화] 다문화가족의 히어로, 방문교육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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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다문화] 다문화가족의 히어로, 방문교육지도사

  • 승인 2021-12-08 08:22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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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양은주(가족생활지도자 9년차)·권경민(4년차)·백정자(9년차)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이하 센터)에서는 다문화가정의 한국생활 정착과 자녀양육 지원을 위한 방문교육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 2021년 한 해가 마무리되는 시기, 대전서구가족센터에서 방문교육지도사로 활동하고 계신 세 분의 방문교육지도사 선생님을 전화인터뷰로 만나봤다.

Q1. 방문교육지도사로 활동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양: 사실은 제가 30년 넘게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쳐주었거든요. 대학교에서 대학생들에게 가르쳐주기도 했고, 어린이집에서 4년 정도 근무를 해서 어린아이들 교육을 하다 보니까, 평생에 가르치는 일이 많았어요. 잘하는 일이 가르치는 일이다 보니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서구센터가 2013년도에 방문교육지원사업 운영을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9년이 넘게 근무하고 있는 중이에요.

권: 제가 초등학교에서 돌봄 전담사를 10년 정도 했었어요. 그런데 만 60세 이상이 되면 퇴직을 해야 되거든요. 퇴직 후 무엇을 할까 고민하던 중 고용지원센터에 서 이 사업에 대해 알려주었어요. 특히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겠다 싶어서 바로 이력서를 냈어요.



백: 저는 사회복지를 전공했어요. 저의 지인들이 다문화가정에게 한국어를 지도하는 일을 해서 저도 이런 일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다문화사랑회에서 오랫동안 봉사활동을 하던 중, 계기가 되었어요. 또 제가 배우는 것도 좋아해서 관련된 자격증도 많이 땄어요. 누군가를 가르쳐주는 것도 좋아해서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Q2.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방문교육을 하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가정이 있으실 것 같아요.

양: 그 동안 많은 다문화가정을 만나봤어요. 그런데 그중에서 가장 기억을 남는 가정은 작년까지 가르쳐주었던 가정인데요. 아들만 3명이고 30세가 넘은 필리핀 어머니가 있어요. 제가 자녀들을 가르치고 어머니 부모교육도 하고 몇 년 동안 가르치다 보니까 정말 친했어요. 그런데 얼마 전에 아버지가 일을 하시다가 갑자기 쓰러지게 되었어요. 어머니가 그동안 사회에 나가서 일했던 경력이 하나도 없는데 남편이 갑자기 쓰러져서 생계에 대한 걱정이 되었어요. 그래서 제가 만나본 가정 중에 어려움이 많아 도움을 주다 보니 특별히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권: 저는 제가 처음으로 가르쳤던 가정이 제일 기억이 남아요. 엄마는 베트남에서 왔고 자녀는 딸이 두 명인 가정이에요. 처음 만난 가정이지만 10개월 동안 방문하여 교육하다 보니 가족처럼 즐겁게 지냈어요. 그래서 그 가정이 가장 기억에 남고 지금까지도 교육했던 가정들도 계속 연락하고 있어요.

백: 특별히 기억에 남은 가정들 많이 있어요. 제가 8년 넘게 활동하면서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등 대상자를 가르쳐주었어요. 특히 필리핀에서 온 결혼이민자가 있었는데 도움을 많이 주었어요. 모르는 것이 있으면 항상 물어보고 말도 잘 통했어요. 그래서 그분은 필리핀 대표 봉사를 맡기기도 했어요. 또한 베트남에서 온 결혼이민자는 주변에서 한국말을 잘 못 하는 베트남사람들에게 통-번역을 해줄 수 있도록 도움을 줬고요. 교육이 다 끝난 학생들도 계속 연락이 오기도 했고 도움이 필요하면 항상 도와주었어요.

Q3. 방문교육지도사로 오랫동안 활동하셨던 걸로 알고 있는데요. 활동하시면서 좋았던 점과 어려웠던 점이 있으셨을까요?

양: 좋았던 점은 저는 좋은 가정들만 만난 것 같아요. 물론 제가 최선을 다했지만 어머니나 자녀들이 너무 잘 따라주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되게 보람을 느꼈고 이러한 방면에서 10년 가까이 교육을 했다는 것에 대해서 너무 기쁜 마음이 많고 보람도 많아요.

권: 좋은 점들이 많이 있는데 제일 좋았던 점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제가 지도사로 가정에 가서 대상자들에게 교육하고 부모나 자녀에게 조금이라도 변화를 보이면 너무 좋았어요. 또 각 나라 문화를 직접적으로 알게 되어서 좋았어요. 특별히 안 좋았던 점은 거의 없었는데 개인적으로 계속 버스만 타고 다녔으니까 좀 힘들었어요. (웃음)

백: 좋았던 점은 학생들이 진짜 열심히 배웠고 지금까지 계속 전화가 오기도 하고요. 그 대상자들이 한국에서 잘살고 있는 소식을 들으니까 가장 보람을 느꼈어요. 그런데 끝까지 함께하지 못하고 헤어지는 가정도 있어서 그럴 때는 매우 안타까웠어요.

/이유정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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