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보훈병원 남영희 간호사 |
대전보훈병원 32병동 코로나19 전담병상에서 환자를 돌보는 남영희(사진) 수간호사는 퇴근길에 도심 풍경을 마주할 때마다 허탈한 마음을 달랠 수 없다. 지난해 3월 대전보훈병원이 전담병상을 가동할 때부터 코로나19 병상을 지켜온 남 간호사는 나이트클럽발 집단감염부터 요양병원에서 확진돼 이송된 치매 어르신까지 돌보며 대전의 코로나 발생 양상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 그는 지난달 단계적 일상회복 후 확진자가 늘어났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한다. 남영희 간호사는 "집단감염 여부에 따라 병상 가동률이 들쭉날쭉했는데 지난 달부터는 빈병상이 거의 없이 32병동 34개 병상에 환자가 쉼 없이 입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 간호사는 "접종률이 낮아서인지 초등과 중등 학생들의 입원이 전보다 확실히 늘어 자녀같은 아이들이 격리병상에서 생활하는 것을 보려면 마음이 더 무겁다"라며 "60대 연령에 돌파감염도 적지 않아 접종을 완료했어도 충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시민들의 삶은 상당히 풀어졌으나 격리병상에 더 늘어난 환자를 돌보느라 긴장한 채 근무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괴리감은 더 커졌다고 설명한다. 밀폐된 실내에서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채 북적이는 모습을 볼 때면 자발적 거리두기를 지키자는 캠페인도 확진자가 더 늘어서는 안된다는 것도 말뿐인 게 아닌가 야속해진다.
남 간호사는 "전담병상 간호사들은 하루하루 감염위험에 마음을 조리며 확진자를 돌보느라 개인생활도 반쯤 포기한 채 2년 가까이 지내고 있는데 바깥 풍경은 이러한 위험을 잊은 것처럼 보인다"며 "일상으로 돌아가려면 지금부터 방역수칙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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