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바이오의 골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공격의 중심인 간판 공격수가 침묵하면서 기존 공격수들의 골도 침묵으로 이어졌다. 그나마 중원 자원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며 득점을 이어갔지만, 바이오의 부진은 팀 전체적으로 큰 부담이었다. 시즌 중반 팀이 잠시 중위권으로 떨어지는 위기에도 바이오는 주전 엔트리에서 빠지지 않았다. 결정적인 찬스에서 해결사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지만 정작 이민성 감독은 조급해하지 않았다. 경기 후 총평에서도 "바이오는 자신의 역할을 해줬다"며 두둔했다. 골은 터지지 않았지만, 바이오의 팀 내 역할은 나쁘지 않았다. 최전방과 2선, 측면을 오가며 상대 수비수들을 압박했고 다른 공격수들에게 공간을 열어주며 종종 공격 포인트를 올리기도 했다. 수비에서도 중원까지 내려와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줬다. 무득점 경기가 10경기를 넘어가는 순간에도 이 감독은 "바이오는 언제가 터질 것으로 생각한다, 나 보다 본인이 더 답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즌 후반부로 접어들며 이민성 감독은 박인혁, 원기종, 공민현 등 공격 조합에 변화를 주며 새로운 득점 루트를 찾았다. 바이오 역시 그 조합에서 빠지지 않았다. 그리고 시즌 26라운드 기다렸던 득점이 터졌다. 경남과 무득점 행진을 이어가던 후반 38분 서영재가 측면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바이오가 머리로 밀어 넣으면 골망을 흔들었다. 19경기 만에 터진 마수걸이 골이었다. 동료들과 기쁨의 세리모니를 나눈 바이오는 곧바로 이민성 감독의 품에 안겼다. 자신을 믿어준 스승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이었다.
첫 득점에 성공한 바이오는 이후에도 꾸준히 후반 교체를 통해 출전시간을 늘려나갔다. 추가 득점은 없었지만, 상대가 지쳐가는 시점에 들어가 압박하며 공격수들을 지원했다. 승격으로 가는 시즌 36번째 경기에서 바이오는 또 한 번 이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안양과의 승격 플레이오프가 열린 11월 7일 1-1 상황에서 후반에 투입된 바이오는 경기 투입 7분 만에 역전골을 터트렸고 이어 추가 득점까지 터트리며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바이오의 경남전 마수걸이 골이 감독에 대한 믿음의 보답이었다면, 안양전 바이오의 두 골은 이민성 감독의 바이오에 대한 기다림과 리더십의 결과였다.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극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낸 두 사람의 믿음이 과연 1부리그 승격이라는 결실을 만들어낼지 오는 12월 8일에 열리는 승강플레이오프가 더욱 기대되는 대목이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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