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깐부', 자원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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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깐부', 자원봉사

임재진 대전시 자치분권국장

  • 승인 2021-12-01 09:57
  • 신문게재 2021-12-02 10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임재진 자치분권국장
임재진 국장
최근 한 대학병원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우울증 유병률이 증가했다고 한다. 조사 대상인 일반인 1492명 중 20.9%가 코로나19로 인해 우울증 증세를 보였으며, 이는 코로나19 이전보다 5배가량 높은 수치이다. 특히 경제적 스트레스와 외로움을 느끼는 경우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비율이 증가했다는 결과다.

이러한 결과는 코로나19가 단순히 사회재난으로서 사람과 사람 사이를 물리적으로 격리시키는 것을 넘어 사회를 하나로 묶어 주던 심리적 접착력을 약화시켜 사회 공동체를 파편화시키고, 이러한 파편화가 개인 간 심리적 거리를 더욱 멀어지게 했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관계의 복원을 위해서는 공동체 구성원 사이에 멀어진 마음을 이어 붙이고 유지될 수 있도록 인간관계의 결속력을 높이는 일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 그리고 공동체 관계의 복원을 위해서는 공동체 구성원들이 내 이웃은 물론 사회 공동체를 위해 자발적으로 나서는 자원봉사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대전시의 경우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다양한 자원봉사를 이어왔다. 기존 대면 봉사활동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지만 탄소중립을 위한 생활 속 봉사, 지역 안전환경 지킴이 운영, 바른생활 캠페인 등 소규모 단위의 캠페인성 봉사활동은 계속됐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와의 최전선에서도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자신의 안위를 잊은 채 땀 흘려 활동해 왔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5월 지역 내 민간사회단체와 함께 통합자원봉사지원단을 구성하고, 지난 10월 말까지 누적 인원 1만443명이 백신접종센터에서 접종자 안내 및 질서유지 등을 담당했다.

또한, 지역의 많은 기업과 공공기관들이 참여하여 접종센터 의료진에게 봉사자를 위한 도시락과 간식, 여름철 냉방 용품 등을 지원했다. 올해 여름 전국 최초로 대전 소방본부에서 접종센터 의료진을 위해 소방 회복차를 지원했던 사례를 참고해 모든 접종센터에 냉방 리무진을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70%를 돌파하며, 이제는 코로나19 이후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되었다. 그간의 자원봉사는 대면 활동을 통해 물리적으로 지원하는 부분이 주를 이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듯 코로나19와 같은 사회재난이 반복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고려해야만 할 것이다.

대전시도 올해 실험적으로 추진했던 소규모 비대면 봉사활동을 체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자원봉사 물결운동 '함께하심'을 통해 단체, 기업, 전문가, 오피니언 리더, 청년 등 다양한 계층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미래와 안전, 돌봄, 전문, 창조 등 봉사의 영역을 나눠 코로나19로 침체된 자원봉사 네트워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게 된다.

또한, 비대면이나 소그룹 단위 신규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으로 먼저 내년 1월부터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신 독거 어르신들의 정서 지원을 위한 자원봉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올해 안에 재난현장 통합자원봉사지원단 운영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코로나19와 같은 사회재난 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최근 방영된 드라마에서 가장 친한 친구, 짝꿍을 뜻하는 '깐부'라는 단어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코로나19로 약화된 사회적 관계의 매듭을 다시 조이기 위해서는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깐부'가 무엇보다 필요할 것이다. 대전시에서는 자원봉사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회를 하나로 묶어주는 깐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임재진 대전시 자치분권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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