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인간의 생존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먹는 것 만큼 사람의 신념과 가치가 강력히 힘을 발휘하는 것이 있을까?
소시지와 맥주로 잘 알려진 게르만의 나라 독일을 음식으로 해부한 책이 출간됐다.
우르줄라 하이첼만의 독일의 음식문화사(우르줄라 하이젤만 지음, 김후 옮김, 니케북스 펴냄, 660쪽)은 신석기시대부터 1990년 독일 통일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전환점을 담은 시기를 12개로 나눠 식문화에 영향을 준 사회, 정치적, 경제적, 종교적, 기술적 요인에 대한 광범위한 설명을 담았다.
유럽대륙 중심부에 자리 잡은 독일은 북쪽으로는 덴마크와 네덜란드, 서쪽으로는 벨기에, 프랑스, 룩셈부르크, 남쪽으로는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동쪽으로는 체코와 폴란드와 국경을 접해 있다.
저자는 이 같은 지리적 위치는 독일의 요리법이 북부와 남부가 상이할수 밖에 없는 요인이 됐고, 통일된 국민 요리는 없지만 다양성과 지역성을 갖춘 독일만의 음식 문화로 발달했다고 말한다
여기에 게르마니아, 로마제국, 신성로마제국에서 수많은 공국의 난립, 통일 제국이 건설되면서 수많은 국경의 변경과 이민족과의 동거는 개방성과 수용성을 독일만의 음식 특성이 됐다고 말한다. 지방분권적 사회구조가 음식 문화에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통일 이후 독일 음식이 세계화와 산업화의 영향속에서 지역주의가 부각하고 전통요리가 재발견되고 있는 것도 독일의 역사성과 특수성이 발현된 셈이다.
책은 중세하층민의 일반식이었던 죽에서 부터 그리스 푸딩까지 짚으며 어느 한 시대에도 두드러지지 않은 독일만의 균형잡힌 음식 문화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인류사에 있어 종교적 이유와 지리적 영향, 문화와 생활 방식 영향이 만든 국가의 정체성을 음식으로 규명한 것은 흥미롭다.
'독일의 음식문화사'는 아침식사의 문화사, 이탈리아 음식의 문화사, 그때 맥주가 있었다에 이은 니테북스 음식문화사 시리즈의 네 번째 책이다. 니케북스 음식문화 시리즈는 이후로도 프랑스를 비롯해 각국의 음식문화 역사를 꾸준히 소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오희룡 기자 huily@
*올랑올랑은 '가슴이 설레서 두근거린다'는 뜻의 순 우리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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