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성모병원이 개원 52주년을 맞아 1956년 대전에서 이미 시작된 천주교 대전교구의 '희망의원'이 주목을 끌고 있다. |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대전성모병원이 1956년 '희망의원'이라는 이름으로 지금의 부지에서 지역민을 진료했던 역사가 발굴돼 주목을 끌고 있다. 천주교 대전교구 초대 교구장인 라리보(Larribeau) 주교가 한국전쟁으로 피폐한 대전에 병원을 마련해 당시 6·3육군병원 군의관으로 근무 중이던 가톨릭 신자 김홍선 원장을 초빙해 무료진료를 시작했던 게 성모병원의 뿌리라는 분석이다.
대전성모병원은 최근 개원 52주년을 맞아 지금의 34개 진료과목과 660병상 규모의 대학병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뿌리가 된 '희망의원'을 재조명하고 있다. 대전성모병원은 1969년 11월 가톨릭중앙의료원과 자매결연을 맺고 병원으로 인가 받은 때를 공식 개원 시점으로 삼고 있으나, 대전성모병원은 이보다 앞서 대전교구와 지역사회가 스스로 가톨릭 의료사업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대전성모병원의 모태가 된 1956년 개원 희망의원 김홍선 초대원장(가장 오른쪽)과 수녀의 모습. (사진=킴벨피부과병원 김윤성 원장 제공) |
'대전성모병원 25년사'를 보면 서울교구로부터 분리한 대전교구는 해방후 매입한 일본인 적산가옥을 교구청과 신부 숙소로 사용 중이었다. 지금의 성모병원 부지이고, 당시 건물은 일제 건축양식이었다. 서울에서 성모병원을 설립하고 운영한 경험이 있는 라리보 대전교구 주교가 대전에서 교구청 옆의 부속건물을 의원 건물로 개조해 희망의원 이라는 이름의 의료 공간을 마련했다. 그러나 희망의원은 의사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당시 대전 3관구 사령부 소속의 6·3육군병원 군의관으로 종사하던 김홍선을 설득해 야간에만 진료를 보고 비영리로 운영하는 의원을 개설했다. 희망의원 초기에는 오후 1~2시, 오후 6~7시까지만 진료를 볼 수 있어 하루 10~20명 정도 환자를 받았으나, 김홍선 초대 원장이 전역하면서 병원에 전념할 수 있게되면서 활기를 띠어 1961년 교구청에서 비용을 지원받아 10여 개의 병실을 갖춘 의료시설로 증축했다. 김홍선 초대원장이 전역후 4년을 더 봉직한 후 병원을 따로 내어 이전하면서 희망의원은 비로소 성모의원으로 병원 이름을 바꾸고, 1969년 가톨릭의과대학 부속병원으로 인가돼 지금에 이르게 됐다.
가톨릭중앙의료원 관계자는 "대전성모병원의 정착은 병원과 대전교구 스스로 노력에 의해 이뤄진 것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