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12,000원’ 코로나19 틈타 폭리 취한 대중제골프장 요금 내릴까

  • 스포츠
  • 골프

‘막걸리 12,000원’ 코로나19 틈타 폭리 취한 대중제골프장 요금 내릴까

회원제보다도 비싼 그린피…식음료 비용은 상상초월
재산세 등 각종 세제혜택 누리면서 골퍼에 부담 전가… 골프대중화 찬물
국민권익위, 대중골프장 운영 관리·감독 강화 제도 개선 추진

  • 승인 2021-11-26 10:59
  • 수정 2021-11-26 17:51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2021102801001747600058801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000원짜리 막걸리를 12,000원 받습니다.”
“그린피와 카트비는 오히려 회원제보다 더 비싸요.”
“코로나19를 이용해 골퍼들을 ‘봉’으로 취급하네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를 틈타 폭리를 취해온 ‘대중제골프장’들이 초긴장하고 있다.

회원제골프장과 달리 각종 세제혜택을 누려온 대중제의 안하무인(眼下無人)식 영업 행태에 국민권익위원회가 철퇴를 들었기 때문이다.

요금 적정성과 사실상 회원제 운영, 불공정한 서비스와 폭리행위 등 전반에 개선방안에 따라 대중제가 가격을 대폭 내리고 골프대중화에 기여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전현희)는 최근 '대중골프장 운영의 관리·감독 강화 방안'을 마련해 발표하면서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정거래위원회에 권고했다.

골프장일반현황
자료제공=국민권익위원회
▲대중제의 세제혜택=골프 대중화를 위해 정부는 1999년부터 회원제가 아닌 대중골프장에 다양한 세제혜택을 줬다. 대중골프장은 골프장 이용요금에서 2만1120원(개별소비세 등)의 세금을 면제받는다. 2020년 기준 회원제(158곳)는 이용자 1인당 개별소비세 2만1120원을 냈지만, 대중제(354곳)는 면제되면서 연간 6344억원의 세제혜택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재산세도 회원제 골프장의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2020년 기준 회원제는 1곳당 평균 17억6000만원, 대중제는 1곳당 평균 1억4000만원의 재산세를 냈다. 대중제 전체로 따지면 연간 5700억원의 재산세 감면 혜택을 받는 셈이다.

취·등록세의 경우도 대중제는 4%로, 회원제(12%)의 3분 1수준이다.

▲세제혜택에도 오히려 폭리=국민권익위가 올해 6월 기준 전체 대중제(354곳)와 회원제(158곳)의 평균 이용요금 차이를 조사한 결과, 수도권과 충청, 호남권에서 이용요금 차이가 직접 세금 혜택을 주고 있는 2만 원 차이도 나지 않았다. 수도권과 호남권은 주중 금액 차이가 1만3000원, 주말 1만4000원에 불과했다.

특히 충청권 대중제는 주말 평균 요금이 22만8000원으로, 회원제보다 5000원이 더 비쌌다. 회원제에서 전환한 대중제의 경우 충청권 주말 평균요금이 24만3000원으로 회원제보다 2만 원이나 더 많았다. 충북의 모 골프장은 가을 정오쯤에는 그린피만 30만원대를 받기도 했다.

덕분에 2020년 대중제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40.4%나 됐다. 같은 기간 회원제는 18.1%에 그쳤다. 2015년부터 최근까지 회원제 71곳이 대중제로 전환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세금현황
자료제공=국민권익위원회
▲사실상 회원제로 운영=대중골프장은 회원 모집을 금지한다. 하지만 회원권 판매와 예약 우선권 부여 등을 통해 회원이나 유사회원을 모집하는 위법행위는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 골프장 내에 골프텔이나 리조트를 보유한 대중제의 경우 숙소 회원권 판매를 통해 우선 예약 권한을 부여한 건 오래전부터 해왔지만 사실상 묵인해왔다. 회원제 회원들에게 대중골프장을 이용하게 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쏠쏠한 식·음료 장사=국민권익위의 실태조사 결과, 전국 512개 골프장 중 434곳(84%)에서 이용자에게 식당과 경기보조원(캐디) 등 부대서비스 이용을 사실상 강제하고 있다. 골프장 내 식당 이용을 조건으로 골프장을 이용하도록 하거나 이용요금에 내부 식당이용료를 포함하는 등 식당 이용을 강요하는 사례는 허다하다.

1인당 점심 한끼 가격은 평균 2만원대다. 막걸리는 1만원을 훌쩍 넘기고 파전도 2만5000원을 받기도 한다. 맥주 한잔은 1만원대, 간단한 안주도 3만원이 넘고 커피 한잔도 8000원에 달한다. 심지어는 탄산음료와 과자 한 봉지도 5000원 정도를 받는다.

골퍼들의 불만이 가장 많은 것 중의 하나인 카트 비용을 1인당 2만원에서 2만5000원, 3만원까지 올린 곳도 있다.

이용요금
자료제공=국민권익위원회
▲어떻게 바뀔까=우선 감독기관의 골프장 이용요금 등 현황 관리근거를 마련한다. 이용요금과 이용자 현황 등의 사항이 조사·보고될 수 있도록 지자체의 의무 보고사항을 확대한다. 지금까지는 문체부와 지자체가 시정명령 등을 할 수 있지만 골프장의 자료 제출 거부, 허위자료 제출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시정명령 등의 규정은 있지만, 대중제의 편법 운영에 대한 명시적인 금지나 제재규정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졌다.

또 대중골프장 이용요금 심의위원회 설치와 세금 부과체계 개편도 제안했다. 지자체에 전문가를 포함한 심의위를 운영해 개별소비세 등 세제혜택을 이용요금에 반영하도록 하고 반영하지 않으면 세제혜택을 주지 않도록 조치한다. 사실상 회원제로 운영하는 대중제는 세제혜택을 주지 않고 회원제로 전환하도록 허용하는 방안도 내놨다.

이와 함께 경기보조원과 식당 등 선택권 역시 보장하는 방향으로 권고하고 식당과 그늘집 등 부대시설 이용요금을 대중제 운영 취지에 맞게 행정지도를 강화하도록 문체부와 공정위에 제안했다.

국민권익위 이정희 부위원장은 "대중골프장의 세제혜택이 국민에게 직접 돌아가고 대중골프장의 위법·부당행위가 개선돼 골프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고교 당일 급식파업에 학생 단축수업 '파장'
  2. 대전 오월드서 에어컨 실외기 설치 작업자 추락해 사망
  3. 열악했던 대전 여성노숙인 쉼터…지원 손길로 '확 달라졌다'
  4. "뿌리부터 첨단산업까지… 지역과 함께 혁신·성장하는 대학"
  5. 대전 중구 교육부 평생학습도시 신규 선정 '중구가 대학, 온마을이 캠퍼스'
  1. 대전교사들 "학교 CCTV 의무화, 사건 예방에 도움 안돼" 의무화 입법에 반발
  2. 계룡산성 道지정문화재 등록 5년째 '보류'…성벽과 기와 무너지고 흩어져
  3. 대전 금고동 주민들 "매립장·하수처리 공사장 먼지에 농사 망칠판" 호소
  4. 사랑의 재활용 나눔장터 ‘북적북적’
  5.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헤드라인 뉴스


[르포] 4·2 재보궐 현장…"국민통합 민주주의 실현해야"

[르포] 4·2 재보궐 현장…"국민통합 민주주의 실현해야"

"탄핵정국 속 두 쪽으로 갈라진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고 민주주의가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4·2 재보궐선거 본 투표 당일인 2일 시의원을 뽑는 대전 유성구 주민에게선 사뭇 비장함이 느껴졌다. '민주주의의 꽃' 선거를 통해 주권재민(主權在民) 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발현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저마다 투표소로 향한 것이다. 오전 10시에 방문한 유성구제2선거구의 온천2동 제6투표소 대전어은중학교는 다소 한산한 풍경이었다. 투표 시작 후 4시간이 흘렀지만 누적 투표수는 고작 200표 남짓에 불과했다. 낮은 투표율을 짐..

`눈덩이 가계 빚` 1인당 가계 빚 9600만 원 육박
'눈덩이 가계 빚' 1인당 가계 빚 9600만 원 육박

국내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이 약 9500여 만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40대 차주의 평균 대출 잔액은 1억 1073만 원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은 9553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12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1인당 대출 잔액은 지난 2023년 2분기 말(9332만 원) 이후 6분기 연속 증가했다. 1년 전인 2..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는 어디?... 동구 가오중, 시청역6번출구 등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는 어디?... 동구 가오중, 시청역6번출구 등

숨겨진 명곡이 재조명 받는다. 1990년대 옷 스타일도 다시금 유행이 돌아오기도 한다. 이를 이른바 '역주행'이라 한다. 단순히 음악과 옷에 국한되지 않는다. 상권은 침체된 분위기를 되살려 재차 살아난다. 신규 분양이 되며 세대 수 상승에 인구가 늘기도 하고, 옛 정취와 향수가 소비자를 끌어모으기도 한다. 원도심과 신도시 경계를 가리지 않는다. 다시금 상권이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는 역주행 상권이 지역에서 다시금 뜨고 있다. 여러 업종이 새롭게 생기고, 뒤섞여 소비자를 불러 모으며 재차 발전한다. 이미 유명한 상권은 자영업자에게 비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 한산한 투표소 한산한 투표소

  •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 ‘파면VS복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 ‘파면VS복귀’

  •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