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예쁜 단풍을 구경하러 아침에 현충사에 갔다. 노오란 은행잎과 울긋불긋 단풍들이 어우러진 한 폭의 가을 수채화가 눈앞에 펼쳐졌다. 또한 저녁에는 아산시와 문화재청 현충사관리소가 주최하고 아산문화재단이 주관한 '제4회 현충사 달빛 아래 축제'가 11월 12일~ 14일까지 3일간 개최된 축제의 마지막 날 저녁 남편과 데이트도 할 겸 저녁식사를 하고 현충사를 찾았다.
입구에는 청사초롱을 대여하는 곳이 있었다. 나도 드라마에서만 봤던 청사초롱을 들고 기념사진도 한 컷 찍었다. 어두워진 야간 현충사를 청사초롱을 들고 안전하게 다녔으며 또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듯 감성 넘치기도 했다.
충무문 앞에서는 멋진 레이저속에 합창단의 노랫소리가 들려 설레는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충무문을 지나서 잔디광장에 들어서니 LED 조형물로 본격적인 달빛 전시가 펼쳐져 형형색색의 조형물들이 정말 환상적인 광경을 만들어 주었다. 대형 보름달, 천사날개 포토존, 오징어게임 등 여러 포토존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설 정도로 인기가 있었으며 요즘 핫한 오징어게임 포토존에서 우리 부부도 어색함을 뒤로 한 채 사진을 찍었다.
잔디광장을 지나서 충무공 고택에 들어서니 다도체험이 진행되고 있었다. 아름답고 우아한 한복을 차려입은 분들이 추운 날씨속에서도 방문객들을 위해 따뜻한 차를 대접해 주셔서 몸과 마음이 따뜻해졌다. 고택안에서는 사전 예약을 한 사람들에게 다도체험을 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또한 현충사 활터에서는 가을밤 피크닉이라는 주제로 공연이 펼쳐졌다. 돗자리와 피크닉 가방, 미니 조명을 제공해 가족끼리 둘러앉아서 현충사의 아름다운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
꽤 쌀쌀했지만 고즈넉하고 은은한 달빛과 현충사의 아름다운 달빛 축제가 어우러져서 너무 뜻깊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었으며 특히 코로나로 여행, 축제, 모임 등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았던 우리 부부에게는 그야말로 힐링의 시간이 되었다. 내년 가을의 제5차 달빛 축제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아산=김려화 명예기자(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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