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가 3년 단위로 발표하는 '2018년 국민 다문화 수용성 조사' 서문에는 '이민자 증가와 더불어 인구 구성 변화에 적합한 방향으로의 사회통합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요구가 부상하고 있다. 이민자의 문화적 적응, 사회 경제적 정착과 함께 이민자에 대한 사회 전반의 수용성이 핵심 의제'라고 설명하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올해 6월 '다양한 가족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동안 다문화가족에 대한 수용성 조사에 그쳤으나 올해는 다양한 가족을 화두로 인식조사를 진행한 것이 특징이다. 조사 결과 중 다문화가족에 대한 부분을 발췌하고 2018년 다문화 수용성 조사 결과를 살펴본다.
다양한 가족에 대한 국민인식조사는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79세 이하 일반 국민 1500명으로 95% 신뢰수준 ±2.53%P다. 조사는 올해 6월 25일부터 7월 8일까지 진행됐다. <편집자 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외국인과의 결혼에 대해 국민인식 또한 달라지고 있었다. 응답자 92.3%는 외국인과 결혼하는 것에 대해 수용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94.2%, 여성은 90.3% 비율을 보였고, 연령대는 40대 이하에서 혼인상태가 미혼인 응답자는 96.3%, 자녀가 없는 응답자 96.7%에서 외국인과의 결혼에 대한 수용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다만 외국인과의 결혼에 대한 수용도는 지난해 대비 0.5%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연령별로는 50대 남성의 경우 수용도가 8.4%p로 큰 폭 상승한 반면, 50대 여성은 오히려 큰 폭(-7%p)으로 하락해 대비를 이뤘다.
전체 응답자 7.7%는 외국인과의 결혼은 수용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본인 또는 자녀가 결혼하려는 상대방 가족의 형태가 '다문화 가족의 자녀'인 것에 대해 찬성하는 비중은 79.2%였다. 성별로는 남성 82%, 여성 76.3%였다. 연령대가 40대 이하, 자녀가 없는 응답자 87.1%, 세대 구성이 3세대 이상 84.5%와 1인 가구 83.7%에서 다문화 가족의 자녀에 대해 찬성한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반대는 비중은 20.8%였다. 반대 비율은 오히려 해마다 늘었는데, 2019년 18%, 2020년 15.1%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당시 조사 결과 다문화 수용성은 52.81점으로 2015년 대비 1.14점 하락했고 2012년보다는 1.64점 상승했다. 수용성 지수는 100점 만점으로 산출된 점수로 점수가 높을수록 이주민, 다문화사회에 대한 높은 수용성을 의미한다.
조사 결과를 세밀하게 살펴보면 2015년에 비해 거부·회피정서는 다소 감소했고, 2012년에 비하면 크게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 반면 교류행동의지는 2012년에 비해 2015년 소폭 상승했다가 2018년 다시 낮아졌다. 이는 국민의 다문화 수용성은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사회적 바람직성을 측정하는 측면에서 수준이 높아지고 있으나, 사회 내 소수집단과의 교류행동의지는 오히려 낮아졌다고 분석됐다. 실제로 이주민과 직접적 교류를 하는 실질적 통합 측면에서 수용성이 저하되는 경향으로 확인됐다.
여성의 다문화 수용성은 52.28점으로 53.31점인 남성보다 다소 낮았다. 연령대로는 모든 연령이 증가할수록 다문화 수용성 점수는 일관되게 낮아졌고, 30대의 교류행동의지가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권역별로는 충청과 강원 거주자들의 다문화 수용성이 55.77점으로 가장 높았고, 서울·경기, 영남 순이다. 호남·제주의 경우 47.35점으로 다른 권역에 비해 낮았다.
2018년 당시 청소년의 다문화 수용성 현황도 조사됐다. 청소년의 수용성은 71.22점으로 2015년 대비 3.59점이 상승했다. 청소년의 다문화 수용성은 일반 국민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여학생은 74.14점, 남학생은 69.34점으로 전반적으로 여학생이 고정관념 및 차별, 세계시민행동 분야에서 특히 높은 수준의 수용성을 지니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권역별로는 영남권 72.4점, 호남·제주 72.34점으로 상위권이었고, 충청·강원이 67.94점으로 다른 권역에 비해 낮았다.
청소년들의 경우 다문화 학생과 함께 활동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6.8%였는데, 활동 장소는 학교가 53%로 가장 많았고, 시민단체·봉사활동기관, 기타 장소, 청소년수련관, 종교기관 순으로 확인됐다. 다문화 학생과 활동 경험이 있는 청소년의 수용성은 73.61점이었고, 비참여자는 71.05점으로 차이를 보였다.
일반 국민과 청소년의 결과가 모든 지수에서 반대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일반 국민은 2015년 기준 수용성 점수가 하락했지만 청소년은 상승했다. 이주배경 집단과의 관계에서도 일반 국민은 주변에 이주민이 없는 이들이 67.6%로 증가했지만, 청소년은 이주민이 없는 이들은 58.9%로 감소했다. 성인보다 청소년이 이주민과 관계를 맺는 경우가 많다는 방증이다.
당시 자료 결론에는 "청소년의 특성상 아직 이주민이나 다문화사회에 대한 태도가 명확히 정립되지 않았을 수도 있고 이민자와 노동시장 등에서의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 등 현실적인 문제가 적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며 "다른 한편으로는 청소년들은 이주민의 증가가 일상화된 환경 속에서 성장했으며 학교 등에서 이루어지는 다문화 이해교육의 영향으로 이주민과 다문화사회에 대한 개방적인 태도를 지니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