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한 병원이 지역 프로배구단 선수 진료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해당 선수의 방사선 사진이 노출됐다. (사진=해당 병원 블로그) |
22일 지역의료계에 따르면 대전을 연고로 하는 여자 프로배구단 선수들이 찾은 병원에서 신체가 고스란이 담긴 사진이 온라인에 일부 공개됐다. 10월 15일 해당 배구단의 감독을 비롯해 여러 선수들이 몸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배구단을 후원하는 병원을 방문했다. 병원은 선수들의 사진을 SNS에 게재하며 "배구시즌 시작 전에 허리·무릎 검진을 했다"고 홍보했다.
문제는 여자 프로배구 선수 A씨가 진료실에서 의사와 상담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에 엑스레이로 정밀히 촬영한 신체 화면이 그대로 노출됐다는 점이다. 진료실 벽면에 부착된 화면에 허리 아래의 하반신 엑스레이 사진이 보이는데 뼈와 관절은 물론 장기의 모습까지도 뚜렷이 보인다. 일반인도 해당 엑스레이 사진에 반영된 신체가 여성임을 구분할 수 있을 정도다.
일부 공항에서 보안을 위해 운영하는 전신투시기가 신체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인권 침해 논란을 받았는데, 이보다 정밀한 의료용 방사선촬영 사진이 병원 진료를 홍보하는 과정에 부주의로 공개된 것이다.
문제의 병원은 11월 8일 같은 배구단의 또다른 선수가 병원 진료실을 방문한 사진에서도 해당 선수의 것으로 추정되는 허리 및 골반 부위의 방사선 사진을 노출했다.
병원은 방사선 사진에 개인정보 침해를 의식해서인지 차트번호와 이름이 쓰인 부분에 모자이크를 했으나 정작 신체를 보여주는 부분은 아무런 가림막도 설치하지 않았다.
배구단은 병원측에 사진을 즉시 폐기하고 선수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병원 관계자는 "사진 속에 담긴 방사선촬영 결과물에 신체가 비치는 문제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해서 발생한 일로 관련 사진을 삭제했다"라며 "구단뿐 아니라 해당 선수에게도 경위를 설명하고 사과하겠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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