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년을 맞은 윤환중 충남대병원장이 고난도 첨단의료 도입 현황과 바이오헬스케어 산업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
-충남대병원장 취임 2주년이 되었다. 지난 2년간의 소회는?
▲병원장에 임명받고 2개월 후에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맞아 그에 대응하는데 주력하는 기간이었다. 충남대 병원이 헬스케어 산업화 중심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대외적으로 중부권 9개 병원과 협업하고 정부출연연구기관·대학들과 네트워크를 만드는 과정을 밟았다. 기업·연구소·병원이 공동연구를 활발히 진행할 수 있도록 예산을 확보하고 감염병공동연구시설을 설치하는 등 우리지역 바이오헬스케어사업화를 선도하는 역할을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취임 후 가장 역점을 두어 실천한 정책은 무엇이었나?
▲아직도 많은 지역민들이 서울로 진료를 받으러 어려운 걸음을 옮기고 있다. 이것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는 오랜 숙원이다.
대전지역 대학병원의 의료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다. 이제는 서울과 격차가 없다고 생각한다. 지역민으로부터 신뢰를 더 확보하기 위해 서울 빅5 대형병원이 시행하는 수술을 충남대병원이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병원장에 취임해서 전문인력과 예산을 투입해 첨단 의료기술을 도입하는 데 노력했고 그동안 시행하지 못했던 심장·신장 동시 이식수술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대전·충남권 최초로 파킨슨병 환자에게 뇌심부자극수술을 성공하기도 했다.
의료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창의혁신센터라는 새로운 조직을 발족해 의료서비스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개념도 도입했다.
대학병원 교수들이 다양한 기관과 협력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연구비를 크게 증액했고 다른 대학과의 공동연구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바이오헬스케어 클러스터 구축 추진 상황에 대해 설명해 달라.
▲바이오헬스케어는 새로운 신약이나 의료시스템을 만들어 환자를 더욱 효과적으로 진료하는 것으로 미래 한국의 중요한 먹거리 분야다.
수년간 자발적으로 조성돼 온 대전의 바이오 생태계는 미국 보스턴 랩센트럴처럼 해외 바이오 클러스터의 성공 비결로 꼽는 자생적 생태계라는 면에서 공통점이 있다.
충남대병원은 바이오헬스케어 산업화의 최적지인 대전을 중심으로 중부권 산·학·연·병 클러스터를 이뤄 바이오헬스 산업을 육성해 나가고자 노력 중이다. 코로나19 감염병 상황에서도 중부권 9개 병원과 출연연과 바이오헬스케어를 향한 협의체를 만들고(윤 원장은 바이어헬스케어 협의체의 초대 회장을 맡고 있다.) 화상회의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서로의 생각을 교환했다.
바이오헬스케어는 큰 틀에서 두 가지로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각 의료기관별로 흩어진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를 공동운영하기로 했다. 그동안 대학병원이 신약을 개발할 때 각각의 임상시험 계획을 심사받고 행정 절차의 중복과 임상시험 승인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됐는데 이를 공동운영하면 조속히 진행할 수 있다. 또 중부권 9개 대학의 의료데이터를 빅데이터를 구축한다면 서울에 빅3 대형병원의 데이터를 모은 수준까지 향상돼 환자에 보다 맞춤진료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함께 추진 중이다.
윤환중 충남대병원장 (사진=이성희 기자) |
▲세종충남대병원에 500병상으로 인가됐으나 지금은 350병상만 운영 중으로 500병상 기준에서 제시된 간호사 정원보다는 현원이 적을 수 밖에 없다. 내년에 세종충남대병원 병상을 모두 가동할 예정인데 실제 가동되는 병상 규모에 맞춰 간호사 현원도 늘려갈 예정이다.
지난해 충남대병원은 직원들과 단체협상을 통해 초임 간호사의 공무직 기간을 당초 2년에서 1년으로 줄였고, 점차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 간호사 인력은 정원에 근접하게 운영 중이다. 또 환자 수 대비 간호사 인원을 의미하는 간호사 등급제에서 충남대병원 전체 병동의 평균을 1등급까지 상향하기로 했다. 훨씬 많은 간호사를 채용하게 될 것이고 지금보다 근무환경이 개선돼 간호사들이 믿고 지원하는 병원으로 거듭날 것이다.
-코로나 사태에서 충남대병원의 대응 노력은 무엇이 있었나.
▲그동안 메르스 사태 등 신종감염병을 거치면서 우리가 깨달은 것은 중요한 대응은 평상시 훈련이 얼마나 잘 이루어졌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충남대 병원은 2010년 이미 마련된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을 즉시 가동하고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2020년에는 42병상까지 확대 운영했다. 현재는 중증환자 치료에 전념하기 위해 중증환자 병상을 20병상 가동 중이다. 그동안 1000여 명 이상 치료했고, 지금은 대전 제3생활치료센터에 의료진을 파견하고 있다. 중구청 예방접종센터 운영을 지원해 대국민 접종을 돕고 최근에 접종센터를 마무리했다. 또 대전시에 방역대응 자문하는 역할도 충실히 수행해 대전시감염병관리지원단을 가동 중이다. 대전보훈병원과 시립제2노인전문병원에 확진환자 치료시설 구축에 직접 참여해 교육과 자문을 하면서 코로나19 권역거점병원으로서의 역할도 함께 수행했다. 여기에 코로나 극복을 위한 치료제 개발과 임상연구를 꾸주히 추진하고 있다.
-2020년 세종충남대병원이 개원했다. 세종충남대 병원의 발전 비전은 무엇인가.
▲세종충남대병원은 7월 16일 개원 1주년을 맞았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신생 대학병원이라는 힘든 여건 속에서도 중증·응급의료 불모지인 세종시에 사막의 오아시스같은 역할을 수행했다. 세종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던 의료시설 부족 문제를 해소했고 특히 응급실을 24시간 운영함으로써 응급환자를 돌보는 데에서도 성과가 있었다. 개원 후 지금까지 운영 면에서 연착륙을 했고 이제는 성장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최고의 병원으로 성장하겠다는 원대한 비전을 갖고 의료헬스케어 산업화에서 가장 앞장서는 병원으로 육성하고 있다. 또 세종에 중앙부처와 협력해 보건의료정책을 먼저 도입해 선진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공공의대를 설립해 우수한 인재를 지역 의료인으로 육성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어떻게 보는가.
▲현재 우리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의료뿐만 아니라 모든 기능의 서울경기지역 집중화 현상이다.
의료 시스템을 구축할 때도 의사와 간호사의 의료인력이 수도권에 집중해 지역에서는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 공공의료를 담당하는 지역 의료원들은 의사와 간호사를 구하기 너무 힘든 시기다. 게다가 서울·경기의 대학병원이 분원을 만들겠다고 우후죽순 발표했는데 규모를 보니 5500병상 정도이고 5~6년 이내에 개원하겠다는 목표다. 이렇게 대학병원 분원이 급증하는 동안 의사와 간호사는 충분히 양성되지 못하고 결국 지역병원의 의료진을 데려갈 수 밖에 없다. 이는 결국 지역의료가 황폐화하는 상황으로 치닿을 것이다.
그래서 내년부터 지역의대에 지역학생이 들어오는 전형을 40%까지 의무적으로 늘리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 지금 지역의대 입학생을 보면 전국에서 찾아오고 의대 수련 후 본래의 생활터전으로 돌아가고 있다. 대전지역 학생들이 의과대에 들어오면 수련 후 지역에서 생활터전을 잡고 의료인으로써 봉사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지역학생 입학 비율을 더 늘려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역 주민에게 당부의 말씀이 있다면?
▲충남대병원을 큰 관심과 애정으로 지켜봐 주신 지역민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2022년은 충남대학교병원이 개원 5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를 맞아 지역민들에게 신뢰받는 병원을 넘어 대한민국 의료의 중심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코로나19 중심에서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한 지역사회를 만들고 진료, 연구, 교육, 공공의료까지 지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최고의 의료기관으로 성장해 나가겠다.
대담=오희룡 디지털룸 부장·정리=임병안 기자·사진=이성희 기자 victorylba@
●윤환중 원장은
학력: 남대전고등학교, 충남대 의과대학 의학과(학사), 충남대 대학원 내과학(석사), 충남대 대학원 내과학(박사 수료)
경력: 충남대병원 기획조정실 의료정보팀장, 충남대학교 학생부처장, 충남대학교 학생지원부장, 충남대병원 기획조정실장, 충남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 개원준비단장, 충남대병원장(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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