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하계U대회'가 무엇인지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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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하계U대회'가 무엇인지 아시나요?

  • 승인 2021-11-22 15:56
  • 신문게재 2021-11-23 18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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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팀 김지윤 기자.
"아가씨 뭐 하는 사람이야?" 최근 한 달간 버스를 타고 취재를 다니며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다. 항상 길을 걸어갈 때마다 주변의 시선은 나에게로 쏠렸고 간혹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말을 걸어오는 어르신들이 있었다. 주변의 관심을 한 몸으로 받았던 이유는 항상 들고 다녔던 커다란 판넬 때문이었다. 성인 여성의 배꼽까지 오는 길이에, 두꺼운 검정 글씨로 '하계U대회 응원'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으니 멀리서도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처음에는 창피했지만 어느 순간 기계처럼 "저는 기자입니다. 취재에 필요해서 들고 다녀요"라고 답을 했다. 답변이 끝나면 바로 두 번째 질문이 이어졌는데, "하계U대회가 뭐여?"라는 질문이다. 길거리와 버스에서 만난 모든 시민은 이 대회를 알지 못했고 처음 들어본다는 사람이 대다수였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하계U대회가 무엇인지 항상 설명해야 했다.

답변을 하다 어느 순간 '왜 아무도 하계U대회를 모르지?'라며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우리 지역에 있는 운동 선수들은 이 대회에 대해서 잘 알까?

취재를 위해 지역에 있는 고등학교 선수들을 꽤 많이 만났지만 10명 중 6명의 선수들은 앞서 만난 시민들과 마찬가지로 대회의 이름을 처음 들어본다는 눈치였다. 대회를 알고 있다는 선수 중에서도 대부분이 충청권에서 하계U대회를 유치하려 한다는 소식을 전혀 몰랐다. 최소 150개국의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어쩌면 올림픽보다 규모가 큰 세계 대회를 아무도 모른다니 굉장히 심각한 일이었다.

지난 2015년 광주에서 개최됐던 하계U대회에는 이전보다 더 많은 170개국의 선수들이 참가했고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뼈아픈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사실 광주 지역은 2015년 이전에 하계U대회 유치 실패의 경험을 맛봤고, 전문가들은 실패 원인으로 시민들이 자신에 지역에서 이렇게 큰 대회를 여는 사실조차 몰랐기 때문이라며 적극적이지 못한 광주의 홍보를 지적했다.



우리 충청권이라고 다를까? 오히려 그때 광주 상황보다 더 심각하다고 생각이 든다. 아직도 '우리 충청권에서 2027년에 세계 무대인 하계U대회를 개최하려 합니다'라는 홍보는 미미한 수준이고, 지역 시민들은 여전히 대회의 이름조차 모른다. 이렇게 된다면 전문 체육 인사들과 정치인들만 인지하는 '그들만의 리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하계U대회가 대체 무엇이길래 이렇게 중요성을 강조하냐는 질문이 있을 수 있다. 현재 우리 지역에는 대부분의 종목의 전용 경기장뿐 아니라 훈련 장소가 열악한 수준이다. 현재 이들의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유일하고도 확실한 방법이 바로 우리 지역에서 하계U대회가 개최되는 것이다. 각국의 엘리트 선수들이 자신의 나라를 대표해서 오는 국제대회인 만큼 그에 맞춰 최첨단의 경기장과 훈련장이 생기고, 노후화된 경기장이 보수가 되면서 열악했던 우리 지역 체육 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 그렇다면 지역 엘리트 선수뿐 아니라 꿈나무들에게 더 좋은 체육 환경이 주어지고, 태극 마크를 달고 전 세계로 이름을 떨칠 국가대표 양성에 비단길이 놓일 것이다.

지역의 명성을 알리고 지역 선수들을 위할 수 있는 하계U대회 언제까지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진행할 것인가.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서는 조금은 유난이어도 되지 않을까? 하루라도 빨리 지역 시민들에게 적극적인 홍보가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란다. /디지털팀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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