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구 대전컨택센터협회장 |
올해도 대다수가 부모님이 계시는 고향에 김장하러 다녀왔거나 갈 것이다. 그런데 올해는 배추 농사가 잘되질 않아서 시장에 가서 사 왔다고들 하신다. 자식들은 안쓰러워서 있는 만큼 하면 되는데 왜 힘들게 사서 고생이냐고 짜증을 낸다. 그동안 자식들을 위해 너무 고생해서 무릎관절이 성하신 분들이 많지 않다. 유모차 밀고, 전동차 타면서 우리 자식을 위해 아직도 고생하시며 일 년 동안 농사를 지어 고춧가루, 참기름, 들기름, 콩, 쌀 등을 주신다. 우리는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먹고 있다.
아직도 시골에는 김장하는 날에는 동네 어르신들이 돌아다니며 김장을 도와주고 있다. 막 버무린 김치에 수육을 삶아서 먹는 재미는 무엇과도 바꿀 수가 없을 것이다. 아직은 온 정이 많은 어머님이 계신 곳, 바로 고향이다. 우리는 어머님의 손맛이 들어 있는 김장 김치를 지금까지 먹고살았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맛볼 수 있을까?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하는 집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어머님이 너무 힘들어서 자식들은 하지 못하게 한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자식이 그러할 것이다. 맛이 없어서가 아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어머님에 손맛 김치를 잘 먹으며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지내왔는데 그러한 맛을 볼 날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우리는 10년 후에 "그때 어머니가 만들어준 김치가 너무 맛있었어"하며 회상을 하는 날이 있을 테다. 하지만 이미 늦으리라. 살아계실 때 더 잘 해드려야 하는데 하는 생각에 울컥할 것이다. 김치 한 포기라도 더 담아주려고 박스가 터지고, 통이 넘친다. 이게 우리 어머니들의 마음이고 자식을 위한 무조건적인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사람은 김치를 먹어야 힘이 난다고 했는데, 요즘 아이들은 김치 대신 햄버거, 치킨, 참치 등을 더 잘 먹고도 활동하는데 우리 식습관이 많이 바뀐 게 현실이다. 인스턴트 식품이나 1회용 식단 등이 빠르게 우리나라 젊은 층에 스며들고 있다. 우리는 항상 식습관이 중요하다고 했지만, 요즘은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안 된다고 홍보를 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많이 아프다.
옛날에는 보리밥에 된장국, 고구마, 감자만 먹고 사신 우리 부모님들이 이 말을 들으면 "너희가 배불렀구나"라고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린 항상 고향에 다녀오면 어머님 생각에 가슴이 먹먹하고 짠하다. 건강한 식습관을 갖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요즈음 김치 택배도 요소수 부족으로 인해 지연되고 있어 우리 어머님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경유를 원료로 사용되는 모든 산업과 차량을 운영하는 사장님들은 하루하루가 힘들게 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정부와 에너지 관련 부처는 왜 이 지경까지 되도록 발 빠르게 움직이지 못했을까? 꼭 닥쳐야 국민은 알아야 하고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가? 전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되어야 하고 우리는 알 권리가 있다. 조속한 시일에 요소수를 확보하여 어머님의 정성 어린 김장김치가 자식들에게 빨리 도착할 수 있도록 정부가 해법을 찾아 주기를 희망한다. /박남구 대전컨택센터협회장·한국열린사이버대 디지털비즈니스학과 겸임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