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 청년문제와 저출산, 국민적 담론의 필요성

  • 오피니언
  • 오늘과내일

[오늘과 내일] 청년문제와 저출산, 국민적 담론의 필요성

박철환 법무법인 지원 P&P 대표변호사

  • 승인 2021-11-21 13:24
  • 신문게재 2021-11-22 19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박철환 변호사11
박철환 법무법인 지원 P&P 대표변호사
관혼상제(冠婚喪祭). 사람이 일생을 살면서 거쳐야 하는 대표적인 네 가지 의례입니다. 그 중 하나인 혼인은 다른 두 인격체가 만나서 결합하는 것을 말합니다.

나의 인격체와 하나의 인격체가 부부라는 이름으로 불리 우며 그 가족과 가족사이의 인척관계로써의 결합, 재산과 재산의 결합 등이 만들어지는 당사자 간의 약속이자 계약관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주만물이 다 짝이 있다고 하면 어떤 분들은 억울해 하는 경우도 있겠으나 쉽다면 쉬운, 어렵다면 어려운 것이 사람과 사람의 만남입니다. 또한 어찌 저찌 사람을 만난다고 해도 많은 사람들이 지속적인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는 것을 어려워합니다.

최근에 있었던 일입니다. 덥수룩하게 길어버린 머리를 정리하고자 근처 미용실에 갔더니 최근 개업한지 얼마 안 된 젊은 친구가 자조적으로 이야기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마음고생도 심했고, 수입도 줄어들어서 원래 사려 했던 차량의 계약을 3개월 정도 연기했다. 어차피 이번 생에 집은 살 수 없을 것 같으니 차나 사려 한다'고 말하는데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또한 최근 기사를 보다 보니 이런 내용도 있더군요. 한 국내대학의 연구팀이 '2021년 서울 거주자의 성생활'이라는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라고 응답한 사람이 36%에 달했다고 합니다. 20년 전보다 성생활을 하지 않는 인구도 3배 이상 늘었답니다.



특히 20대는 '지난 1년간 성관계를 했다'는 응답이 불과 58%로 전 연령층을 통틀어 가장 낮았습니다. 20대 남성의 섹스리스 비율은 43%로 남성의 전 세대 중 가장 높은 수치였죠. 그리고 말미에 '젊은 남녀 공통적으로 섹스리스의 가장 큰 이유를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으로 뽑았다'라고 설명을 하고 있었습니다.

소득수준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어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젊은 층은 기존의 대한민국 사회의 기성세대가 그리해왔듯이 성인이 되어 연애 및 결혼을 하고, 다시 가정을 이어갈 공간인 아파트를 위시한 주택을 구매하고 그 원금을 상환해 가던 패턴을 벗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된 패턴에서 오는 가장 안타까운 점은 대가족에서 부모와 미성년자녀로 이루어진 핵가족으로 넘어온 가정의 형태가 다시 1인가구나 자녀가 없는 가구로 즉 가정붕괴로 표현할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소득과 주거의 불안정문제가 결국 청년세대로 하여금 그들이 보고 자랐던 가정의 모습과 다른 길로 가도록 내모는 부분이고 이러한 현상이 OECD 최저치의 합계출산율 0.84명이라는 치명적인 저출산 사회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일전에 모 개그맨의 말이 떠오릅니다.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는 진짜 늦은 것이다.' 매 선거철만 되면 '청년을 위한 대책',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궁극의 비책', '주거난 해결'이라며 요란한 구호와 정책들이 난무하지만 십 수년째 실효성이 없음은 모두가 목도하는 현실이 반증해 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 늦을 시간도 없고 늦춰서도 안 될 것입니다. 여당과 야당을 불문하는 초당적이고 범 세대적인 관심을 경제개발 당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처럼 청년문제 및 그로 인한 저출산 문제를 국가의 목표이자 사명으로 생각하고 기존 정권의 정책을 비틀고 변용하기보다 보완하고 개선하여 뼈대를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수립 및 시행을 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는'소잃고 외양간을 고친다'가 아니라 '더이상 잃을 소마저 없어진다'면이라는 비장한 마음으로 청년 및 저출산 문제에 대한 국민적 담론이 필요한 때입니다.

박철환 법무법인 지원 P&P 대표변호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