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환 법무법인 지원 P&P 대표변호사 |
나의 인격체와 하나의 인격체가 부부라는 이름으로 불리 우며 그 가족과 가족사이의 인척관계로써의 결합, 재산과 재산의 결합 등이 만들어지는 당사자 간의 약속이자 계약관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주만물이 다 짝이 있다고 하면 어떤 분들은 억울해 하는 경우도 있겠으나 쉽다면 쉬운, 어렵다면 어려운 것이 사람과 사람의 만남입니다. 또한 어찌 저찌 사람을 만난다고 해도 많은 사람들이 지속적인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는 것을 어려워합니다.
최근에 있었던 일입니다. 덥수룩하게 길어버린 머리를 정리하고자 근처 미용실에 갔더니 최근 개업한지 얼마 안 된 젊은 친구가 자조적으로 이야기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마음고생도 심했고, 수입도 줄어들어서 원래 사려 했던 차량의 계약을 3개월 정도 연기했다. 어차피 이번 생에 집은 살 수 없을 것 같으니 차나 사려 한다'고 말하는데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또한 최근 기사를 보다 보니 이런 내용도 있더군요. 한 국내대학의 연구팀이 '2021년 서울 거주자의 성생활'이라는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라고 응답한 사람이 36%에 달했다고 합니다. 20년 전보다 성생활을 하지 않는 인구도 3배 이상 늘었답니다.
특히 20대는 '지난 1년간 성관계를 했다'는 응답이 불과 58%로 전 연령층을 통틀어 가장 낮았습니다. 20대 남성의 섹스리스 비율은 43%로 남성의 전 세대 중 가장 높은 수치였죠. 그리고 말미에 '젊은 남녀 공통적으로 섹스리스의 가장 큰 이유를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으로 뽑았다'라고 설명을 하고 있었습니다.
소득수준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어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젊은 층은 기존의 대한민국 사회의 기성세대가 그리해왔듯이 성인이 되어 연애 및 결혼을 하고, 다시 가정을 이어갈 공간인 아파트를 위시한 주택을 구매하고 그 원금을 상환해 가던 패턴을 벗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된 패턴에서 오는 가장 안타까운 점은 대가족에서 부모와 미성년자녀로 이루어진 핵가족으로 넘어온 가정의 형태가 다시 1인가구나 자녀가 없는 가구로 즉 가정붕괴로 표현할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소득과 주거의 불안정문제가 결국 청년세대로 하여금 그들이 보고 자랐던 가정의 모습과 다른 길로 가도록 내모는 부분이고 이러한 현상이 OECD 최저치의 합계출산율 0.84명이라는 치명적인 저출산 사회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일전에 모 개그맨의 말이 떠오릅니다.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는 진짜 늦은 것이다.' 매 선거철만 되면 '청년을 위한 대책',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궁극의 비책', '주거난 해결'이라며 요란한 구호와 정책들이 난무하지만 십 수년째 실효성이 없음은 모두가 목도하는 현실이 반증해 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 늦을 시간도 없고 늦춰서도 안 될 것입니다. 여당과 야당을 불문하는 초당적이고 범 세대적인 관심을 경제개발 당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처럼 청년문제 및 그로 인한 저출산 문제를 국가의 목표이자 사명으로 생각하고 기존 정권의 정책을 비틀고 변용하기보다 보완하고 개선하여 뼈대를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수립 및 시행을 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는'소잃고 외양간을 고친다'가 아니라 '더이상 잃을 소마저 없어진다'면이라는 비장한 마음으로 청년 및 저출산 문제에 대한 국민적 담론이 필요한 때입니다.
박철환 법무법인 지원 P&P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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