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자료사진. |
6. 교육행정 도넘는 갑질 행위
소극적 교육행정으로 비난을 받은 대전교육청이 사업 시행자 등에게는 이른바 '갑질 행위'로 비판을 받고 있다.
개발 지구 내 학교 용지 확보와 관련해 '100% 확보', '기부채납' 등을 강요하는 것인데, 이를 두고 지나친 '행정편의주의' 라는 지적이다.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300세대 규모 이상의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자(이하 개발사업시행자)는 개발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수립하는 계획에 학교용지의 조성·개발에 관한 사항을 포함 시켜야 한다. 개발사업시행자가 제1항에 따라 학교용지를 개발하거나 제2항에 따라 학교용지를 확보하려는 때에는 교육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등이 명시돼 있는 만큼 교육청의 의견이 절대적이다.
교육청의 의견에 따라 학교 용지 확보 문제로 사업에 제동이 걸릴 수도, 순탄히 이행될 수 있는지가 결정되는 셈이다.
이에 개발 지구 건설사들은 하루 빨리 학교 용지 확보 의견을 이행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찾고 있지만, 교육 행정을 담당하는 교육청은 어떠한 해결 방안 및 조정안도 내놓지 않은 채 개발 사업 시행사의 학교 용지 100% 확보 의견을 고수하고 있어 답답함을 토로한다.
실제로 A 건설사의 경우 교육청의 학교용지 확보 의견을 최우선으로 이행하기 위해 '학교시설사업촉진법',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도시계획 시설안 등을 내놓았다. 하지만 교육청은 학교 신설 계획이 없다는 이유로 신청을 거부하면서 인허가를 지연시키고 있다.
초등학교 설립절차는 교육청에서 학교설립 계획을 수립, 중앙부처인 교육부의 중앙투자심사를 받아야 한다. 교육부는 투자심사 기본요건에 있어 분양공고 여부를 기준으로 삼는다. 분양공고가 있어야 학교 설립을 허가해 내주는데, 사실상 교육청이 분양공고 자체를 막는 모순적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학교 설립이 필요하다는 교육청이 되려 학교 신설에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렇다 보니 교육청의 '어깃장', 건설사를 압박하는 '실력 행사'로 비쳐진다.
여기에 한 술 더 떠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학교 용지를 기부채납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B 건설사의 경우 제안 단계에서부터 교육청의 학생 수요 예측 등이 이뤄지지 않은 탓에 사업 추진 지연으로 인한 금전적인 손해를 우려해 '기부채납'을 택했다. 건설사 입장에선 사업의 장기 지연 시 금융 비용 부담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수십억원의 금융비용 발생도 불가피하다. 이에 예산상 리스크를 감안 하더라도 하루라도 빠른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기부채납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게 사업 시행자들의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인허가 무기로 '도 넘은 갑질 행위'를 일삼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지역 한 건설사 대표는 "교육청은 아직 학생 수요 등 준비가 안 되어 있다고 해서 기다리라고 하는데, 사업의 지연에 따른 금융 부담 등은 사업자 몫"이라며 "서둘러 사업을 시행해야 하는 입장에서 울며겨자먹기식으로 기부채납을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차라리 기부채납도 하나의 사업의 방식이라고 생각하고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공동주택이 생기고 많은 학생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는데 이걸 무시할 수 있겠느냐. 학교가 필요한지 안 필요한지만 생각하면 된다"며 "도시계획 구역이 아니기 때문에 강제 수용이 불가능해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는 대전시가 도시계획 구역 안에 학교 부지를 넣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교육청의 잘못은 아니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