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활기가 넘치는 공연이었고, 대전 유명 예술인들이 총동원된 느낌이 들 정도로 신명 나는 문화축제 한판 놀음이었다. '흥', 그 자체가 이곳 한빛탑 물빛광장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19일 오후 6시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한빛시민문화축제'로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의 축제'를 모토로 기획됐다했다.
행사 진행은 메세나 회원 김준모, 김경옥씨가 맡았다.
이번 행사는 평소 문화예술을 나누며 이웃사랑을 실천해온 '대전사랑메세나'와 '대전마케팅공사'가 공동으로 대전지역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을 초청해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했던 것이다.
이 자리를 마련한 대전사랑메세나 대표로 일하면서 '남북장애인체육교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진혁 대표는 "배고플 때, 라면 한 그릇은 배고픔을 없애 주지만 라면 10그릇 먹는다고 행복을 더 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영화 대사 한 줄, 연극?오페라 등 문화의 감동은 인생을 바꾸는 계기도 된다"면서 "대전사랑메세나는 한 명의 100만 원보다 100명의 1만 원을 더 소중하게 여기며 지역 문화취약계층과 문화예술인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장을 찾은 설동호 대전교육감은 예술잔치의 종합판이라고 치하하면서 "오늘 이 저녁 맘껏 즐기고 기분을 돋구시라"고 격려해주었다.
식전 행사로 뮤지컬단 '두 번째 스무살(두스)'의 신명나는 난타 무대가 펼쳐졌다.
난타는 두들겨서 신나고 손을 들어 공중부양(空中浮揚)하는 멋이 있다. 거기에 비트와 리듬, 그리고 신명이 있어 흥이 나고 관객들마저도 춤을 추게 만드는 묘미가 있다.
김세연, 박지현 염제임 등 세 명 모두가 소극장 무대인 '두번째 스무살'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했다.
오른손으로 두들기고, 왼손으로 장단맞추며 입으로는 흥을 돋우는 기술이 대단하고 요염했다. 그들의 날렵한 몸동작을 보며 난타에도 애교가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다음 공연도 기대가 크다 그 요염한 자태의 동작들이.
첫 무대를 장식한 것은 소프라노 강다혜의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 중 '아이 쿠드 해브 댄스드 올 나잇(I could have danced all night)'을 시작으로 테너 최영민의 '바람의 노래' 로 이어졌다.
다음으로 등장한 국악인 전해옥,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가야금 현을 퉁기는 모습이 마치 천상의 선녀 같았다.
천재 소리꾼 전해옥은 그 특유의 음색을 가미해 우리 소리로 맛과 멋을 만들어내는 장인(匠人)인 것이다. 그의 목울대를 타고 나오는 소리는 '맛'으로 승화되어 가슴으로 파고들고, 또 다른 소리인 '멋'은 눈과 귀를 통하여 머리로 파고들게 하는 재능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멋과 맛의 조화!
이는 천재 소리꾼 전해옥만이 가능한 것이다. 전해옥은 가야금 명창으로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다 한다. 그래서 가야금 명창 전해옥 대전의 자랑스런 보배요, 가야금계의 유망주로 각광을 받는 것이다.
다음으로 '일수불퇴'와 '친구야'를 불러 관객을 흥분의 도가니로 이끈 가수 남수봉, 그는 흥행에는 볼거리가 있어야 된다며 무희 강정희가 대표로 있는 렉스점핑 댄스 단원들을 무대로 올려 흥을 돋구게했다.
『여보게 친구 웃어나 보게 어쩌다 말다툼 한번 했다고 등질 수 있나
아지랑이 언덕에 푸르러간 보리 따라 솔향기 시냇가에서 가재를 잡던
아하 자네와 난 친구야 친구』
그래 우리 모두는 가재를 잡던 어릴적 친구다. 어쩌다 말다툼 한 번 했다고 등 돌릴 수 없는 친구다. 그래서 가수 남수봉과 필자도 친구가 된 것이다.
다음으로 등장한 가수는 미모가 뛰어난 윤영신 가수. 그는 흰색 예복을 입고 무대에 섰다. 밤이기에 흰색 예복이 돋보여서 그랬다는 것이다. 그는 '별빛같은 나의 사랑아'와 얼마 전 발표한 신곡 '매일매일'을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매일 매일 생각합니다 매일 매일 바라봅니다 내 하루는 당신만으로 가득합니다. 사랑입니다. 때론 너무 두렵습니다. 이 사랑이 너무나 커서 때론 너무 무섭습니다. 혼자만의 사랑일까 봐, 채워도 채워도 채워도 채워도 채울 수 없는 우리들의 끝없는 사랑』
필자는 미녀가수 윤영신을 소개할 때마다 쓰는 용어들이 있다.
중국에서는 절세미인을 침어낙안(侵魚落雁), 또는 폐월수화(閉月羞花)라 표현한다. 여인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 그를 본 물고기가 가라앉고(沈魚), 기러기가 절로 떨어지며(落雁), 달이 부끄러워 숨어버리고(閉月), 꽃이 부끄러워 고개를 숙인다(羞花)"는 뜻이다
중국 4대 미인인 서시와 왕소군, 초선, 양귀비를 각각 일컫는 말인데 윤영신이야 말로 그렇게 찬사를 보내도 부족함이 없는 아름다움을 지닌 가수고, 그 아름다움을 지니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트로트 가수 김대성을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지도자 경찰무도 박영조가 운영하는 삼우태권도 단원들 20여 명을 무대에 함께 올라오게 해 절도 있는 태권도의 모습을 관객들에 선보였기 때문이다. 유튜브 정법강의에서 '리더들은 꼭 태권도를 배워야한다'는 천공스승님의 이야기를 들은 강래형 교사도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고 했다.
김대성이 '멋진남자'를 부르고 있는 동안 이들 어린 단원들은 각종 묘기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이들이 묘기로 선보인 품새는 태권도의 공격과 방어를 위한 기술 동작으로 서기, 막기, 지르기, 치기, 찌르기, 차기 등의 기본 동작인데 그 절도있는 동작이 관객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던 것이다.
그 외에 도사무직밴드의 '회상,웨딩케익', 째즈베리의 '내 맘대로는 할 수 없는', 트로트 영호의 '내 새끼', '가버린 친구에게 바침', 댄스보컬 대댐보의 '슈퍼엠 자핑'이 공연되었는데 그들과의 면담이 안되어 소개하지 못함이 아쉽다.
자랑스럽다. 이렇게 훌륭한 연예인들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어서 자랑스럽고 이들의 손길들이 모아져 기부문화가 확산되는 것이 자랑스럽다.
오늘 이 행사를 마련한 김진혁 대표께 당부좀 하고 싶다.
내년에도 후년에도 이런 행사가 이어지도록 해 달라고.
김용복/ 예술평론가, 칼럼니스트
김용복 |
'메세나'는 기업이 문화예술활동에 자금이나 시설을 지원하는 활동을 일컫는 말이다. 로마 아우구스투스 황제 시절의 정치가였던 마에케나스의 프랑스 발음이 '메세나'이다. 마에케나스는 베르길리우스, 호라티우스와 같은 당대의 대 시인을 후원하는 등 문화예술의 보호자를 자처했다고 한다. 이후 메세나가 지금의 뜻으로 사용된 것은, 1966년 미국 체이스 맨해튼 은행의 회장이었던 데이비드 록펠러가 기업의 사회공헌 예산 일부를 문화예술 활동에 할당하고자 건의했던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이렇게 미국에서 시작된 메세나 운동은 각국으로 확산되어 25개국에서 32개의 메세나 협의회가 조직되었다. 한국에선 1994년 4월 한국메세나협의회가 발족돼 현재 185개 기업이 운동에 참여 중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