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라는 말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너무나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기에 이 말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세히 생각해 본 경우는 의외로 드물 수 있다. '스트레스'는 라틴어 strictus에서 유래된 것으로 '팽팽한' 혹은 '좁은'이라는 의미를 지녔으며, 당연히 심리학적 용어일 것이라는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물리학적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물체의 외부에서 외력이 가해질 때, 그 물체 내부에 이것을 저항하려고 하는 힘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내가 어떤 물건을 손으로 민다면 반대로 이것을 견디려는 힘이 그 물건 안에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럼 우리는 어떠한 때에 스트레스를 받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앞서 말한 스트레스는 내가 원하지 않아도 주어지는 외부의 자극 그 자체를 의미하고, 뒤의 스트레스는 자극으로 인해 생기는 생리적·심리적·행동적 반응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시험을 앞두고 있는 수험생이라면 그로 인해 두통, 소화불량, 과민성대장증후군 같은 실제 몸의 변화가 나타나고, 모든 것을 하고 싶지 않은 무기력감이나 안절부절한 마음이 들기도 할 것이다.
또 이로 인해 손톱을 물어뜯는다거나 다리를 과하게 떤다던가 하는 행동을 보이기도 할 것이다. 비단 수험생뿐만이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이러한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 그 때문에 스트레스라고 하면 인상이 찌푸려지는 부정적인 감정이 먼저 떠오르게 된다.
그러면 스트레스는 과연 부정적인 영향만 주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앞서 말한 수험생의 경우 시험을 준비하면서 긴장을 느끼게 되고, 그로 인해 공부를 하면서 보다 집중해서 문제를 푼다던가 하는 긍정적인 반응도 일어난다. 또한 우리가 일상에서 생기는 여러 가지 위험한 상황, 예를 들어 갑자기 자동차가 돌진해오는 것을 보았다면 재빨리 몸을 피하는 것 역시 스트레스에 적절하게 반응하여 우리 몸을 보호하는 것도 역설적으로 스트레스의 기능이다.
여기서 우리가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스트레스 그 자체보다, 거기에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이다. 여러분은 어떻게 스트레스를 풀고 있나? 친구와 만나서 수다를 떨거나, 매운 음식을 배달시켜 먹거나, 잠을 자는 등 모두가 나름대로 푸는 방법이 있다. 사람마다 스트레스를 느끼는 상황이 모두 다르겠지만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에는 중요한 원칙이 있다. 그것은 내가 사용하고 있는 스트레스 관리방법이 나 자신과 타인에게 해가 가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
우리가 흔히 속이 상할 때 하는,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것은 그 순간은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사실 그렇지 않고 오히려 여러 가지 부작용이 따르는 좋지 않은 방법인 것이다. 또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폭언이나 폭력을 두르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또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경우도 정도가 과하게 되면 오히려 체중 증가, 만성질환이 생길 수 있으므로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이것도 저것도 다 하지 말라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한 의문이 들 것인데 앞서 말한 원칙을 준수하면서 나를 편안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우선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일상생활을 규칙적으로 유지하고 균형잡힌 식사, 수면과 운동을 하는 것이다. 어떤 질병이든지 전문가들이 반복적으로 권고하는 것인데, 너무나 당연하다 여겨지는 것을 계속 강조하는 것은 분명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후 내가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공간이나 기억에서 생각을 전환하고 이를 통해 생리적·행동적인 변화를 꾀하는 것이 필요하게 된다.
요가나 명상을 활용하고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아주 좋은 스트레스 해소 및 관리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스트레스의 긍정적인 부분을 인정하고 관리를 하려고 함에도 불구하고 스트레스로 인해 불면증, 대인관계 문제와 같은 일상생활의 어려움이 생긴다면 이는 혼자만의 힘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것이니만큼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 이럴 경우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와 정신건강복지센터, 대전청년마인드링크와 같은 전문기관을 이용하여 도움을 받기를 적극 권하는 바다.
/권현미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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