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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어김없이 재연됐던 현직 대통령의 임기 말 탈당이라는 '흑역사'를 이번에는 되풀이하지 않을런지 촉각이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 야당 일각에서 제기된 문 대통령의 탈당 요구에 대해 "책임 정치를 위해서라도 대통령은 당적을 가져야 한다"고 잘라말했다.
과거 대통령들의 탈당 사례에 대해 "여당에 짐을 지우지 않으려는 정략적 의도로 잘못된 관행"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같은 이 수석의 발언은 문 대통령이 임기 말임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30%대 중반의 국정 지지율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지지세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읽힌다.
현 시점에서 대통령과 여당의 '결별'이 내년 대선 판도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당청 갈등을 부각시킬 수 있다는 해석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 수석 발언대로 문 대통령이 임기 끝까지 당을 떠나지 않을 경우, 이는 1987년 5년 단임 대통령 직선제가 실시된 이후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민주화 이후 선출된 역대 대통령은 모두 재임 중 혹은 퇴임 이후 당적을 뗐다.
실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은 재임 중이던 1992년 9월 민자당 명예총재직을 내려놓은데 이어 10월 탈당계를 제출했다. 당 총재이자 대선후보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갈등이 원인이 됐다.
김영삼 전 대통령 역시 임기 말 당을 떠난 바 있다.
당시 신한국당 이회창 대선후보는 검찰이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의 비자금 수사를 유보하자 김영삼 전 대통령의 탈당을 요청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임기 말 최규선 게이트와 세 아들의 비리 의혹이 불거지며 당에 부담이 커지자 2002년 새천년민주당과 결별했다.
재임 중 두 차례 탈당한 사례도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9월 열린우리당 창당 사태 때 민주당을 떠났다가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 이어 2007년 2월 임기 말 국정 지지도 추락이 대선에 걸림돌이 된다는 여당 공세 등에 밀려 열린우리당도 떠났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옛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이 대거 새누리당을 떠난 2017년 1월, 정치색을 없앤다는 취지에서 당적을 정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같은 해 10월, 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가 공식적으로 제명을 결정하면서 강제출당 형식으로 당을 나갔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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