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文정부 차별화 가속…당 지도부도 지원사격

李 '홍남기 때리기' 거칠어져 윤호중 "국정 조사라도"
대선정국 민생 이슈선점 지지율 반등 노림수 풀이돼
靑 "여야논의 먼저" '홍남기 압박 그만' 메시지 해석

이재명 캠프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를 가속화 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때리기를 더욱 강화하면서 지지율 반등을 노리는 것인데 당 지도부도 이에 힘을 싣고 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홍 부총리에 대한 압박을 자제해 달라고 해석될 수 있는 메시지를 보내며 내심 불편한 기색이다.

이 후보는 지난 15일 지역화폐·골목상권 살리기 운동본부 농성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홍 부총리에 대해 "만행에 가까운 예산 편성"이라며 공격했다.

정부가 내년도 지역 화폐 관련 예산을 21조 원에서 6조 원으로 낮춘 것을 직격한 것이다.

얼마 전 전 국민 재난지원금 이슈를 띄우면서도 "여론을 따르는 것이 관료"라며 홍 부총리를 압박한 바 있는 이 후보의 대 정부 공세가 더욱 거칠어진 셈이다.

당 지도부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윤호중 원내대표도 16일 YTN 라디오에 출연 정부가 올해 세수초과액을 과소 추계했다며 "의도가 있었다면 국정조사라도 해야 할 사안"이라고 기재부를 비판했다.

그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이런 중대사안을 두고도 재정 당국은 책임지기는커녕 끊임없이 국회 예산심사 과정에 개입하고 있다"며 "예상보다 많은 세수가 있다면 이를 어떻게 써야 할지 정부 여당의 철학과 책무를 따라야지, 관료들의 주판알과 탁상행정에 따를 일이 아니다"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이 후보와 민주당의 이같은 행보는 전 국민 일상회복 방역지원금을 논의하는 예산 정국을 맞아 민생 이슈를 선점하면서 문재인 정부와의 정책적 차별화를 통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 쳐지는 지지율 열세를 만회하려는 전략으로 받아들여진다.

청와대에선 불편한 심기가 감지됐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16일 MBC 라디오에 나와 방역지원금을 둘러싼 당정 입장차에 대해 "청와대가 조정할 사안이 아니다. 공은 국회로 넘어가 있으며 여야가 논의를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수석은 특히 진행자가 '민주당이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기획재정부를 설득해야 청와대가 나설 수 있다는 것인가'라고 질문하자 "홍 부총리 설득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회에서 여야 간 얘기를 나누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홍 부총리 설득은) 순서상으로 그 다음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지원금을 둘러싸고 당정간 갈등으로 비춰지는 시점에서 지금은 여야 간 논의를 우선해야 할 시점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홍 부총리에 대한 이 후보와 당의 압박을 그만두라는 촉구성 메시지로도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여당이 정부에 각을 세우는 모습이 계속 노출될 경우 임기말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동력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담긴 것으로도 풀이된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