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심는 것보다 나무를 옮겨 심는 예산이 훨씬 많이 들어서 어쩔 수 없기도 합니다.”
도로 개설사업 등 각종 공사 때마다 심어놓은 나무를 뽑는 걸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전도시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내년 2월 완료를 목표로 도안동로 3.3km 구간에 대한 확장·포장 공사를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2015년 도안 갑천지구 친수구역 조성사업 교통 영향 평가에서 제기돼 추진했으며 지역 내 상습 차량 정체 현상을 해결하는 게 주된 목적이다.
대전 유성구 도안동로 도로공사 일대에 나무가 뽑아져 있는 모습. 사진=독자 제공 |
이를 놓고 공사 때문에 뽑은 나무를 '재사용'하면 되는 것인데, 새로운 나무를 심는 건 예산 낭비라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익명의 제보자는 "공사 때문에 나무를 뽑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뽑은 나무를 공사가 끝난 뒤 다시 심어야 하는 것 아니냐. 새로운 나무를 심는 건 불필요한 예산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도안동로 공사 현장 일대 나무는 약 150그루다. 이 중 65~70%는 다시 식재했으며, 나머지 30% 정도는 폐기하고 그 자리에는 새로운 나무를 심었다. 대략 45그루를 폐기 처분한 후 새로 심어진 것이다. 폐기된 나무는 생육이 불가능한 것들이라는 게 공사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시각과는 다르게 도시공사는 물론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비용 부분에서 살펴봤을 때 새로운 나무를 심는 게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공사를 위해 나무를 뽑고 옮겨서 임시 장소에 심고, 임시 장소에서 다시 뽑아 기존 장소에 심는 과정에서 나무를 옮기는 비용과 유지 관리 비용 등을 투자해야 한다. 재식재할 경우엔 1그루당 300만 원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반면 새로운 나무를 심을 경우엔 별도로 옮기거나 임시 장소에 다시 심을 필요가 없어 새로운 나무 가격인 100만 원 정도만 치르면 된다는 것이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50% 이상 죽은 상태에서 나무를 다시 심을 수 없다"며 "시민들이 보기엔 기존 나무를 다시 심으면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보지만, 실제 부대비용을 다 계산해보면 오히려 새로운 나무를 심는 게 더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shk3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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